정부가 내년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이차전지 등 신성장 산업 분야의 설비와 원재료에 대한 관세를 인하한다.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수출 선봉에 세우기 위한 취지다. 서민층 난방 지원을 위해 액화천연가스(LNG)에 대한 관세도 한시적으로 낮춘다.
정부는 26일 국무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2018년 탄력관세(할당·조정) 운용계획’을 의결했다. 탄력관세는 내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운용된다.
할당관세는 통상 산업경쟁력 강화와 국내가격 안정 등을 위해 기본관세율보다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조정관세는 반대로 자국의 취약산업을 보호와 세율불균형 시정 등을 위해 기본관세율보다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것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내년도 할당관세 적용품목 수는 69개로 올해보다 8개 감소했다. 올해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에 대응해 긴급할당관세를 적용했던 계란 및 계란가공품 9개를 제외하면 1개 더 많다.
관세 인하에 따른 지원 효과(추정액)은 5401억 원으로 올해 대비 308억 원(5.4%) 줄어든 규모다. 이 역시 계란 및 계란가공품에 대한 지원액을 제외하면 900억 원 넘게 늘었다는 게 기재부 설명이다.
주요 품목별로 살펴보면 이차전지와 연료전지, 디스플레이·반도체 등 신성장산업 분야가 26개 품목으로 올해보다 3개 줄었다. 절단기, 이온교환막, 전극막접합체, 도포기, 패턴인스펙션, 석영유리기판 등 26개 품목에 0%(기본세율 3∼8%)의 무관세가 적용된다. 지원 효과는 올해 573억 원에서 내년 671억 원으로 늘 것으로 추정됐다.
나프타 제조용 원유에 대해서는 할당관세 0.5%(기본세율 3%)가 붙는다. 취사용 및 택시 등 수송용 연료로 사용되는 액화석유가스(LPG) 및 LPG 제조용 원유에 대해서는 할당관세 2%(기본세율 3%)를 채택했다.
중산·서민층 난방연료로 주로 사용되는 LNG는 할당관세 2%(기본세율 3%)가 유지된다. 난방용 수요 증가로 가격이 상승하는 동절기 6개월(1∼3월, 10∼12월)이 적용 기간이다.
합금철 등 철강업계의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철강 부재료는 할당관세 0∼2%가 붙는다. 플라스틱·섬유·피혁·염료 등 전량 수입에 의존하거나 수입가격이 불안정한 중소기업의 원재료도 할당관세를 채택했다. 축산농가의 생산비 절감을 위해 옥수수, 대두박 등 사료용 원료 19개 품목에 대한 할당관세도 유지했다.
내년 조정관세 적용 품목은 고추장, 냉동명태, 찐쌀, 나프타 등 14개로 올해 품목과 동일하다. 국내산업 보호 필요성 등이 큰 13개 품목에 대해서는 올해와 같은 수준의 조정관세율을 적용한다. 냉동꽁치는 미끼사용 수요 등을 감안해 올해보다 조정관세율을 2%포인트 낮췄다.
기재부는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신산업 관련 설비·원재료 및 기초원자재 등에 대한 할당관세를 계속 지원한다”며 “국내산업 보호 등을 위한 조정관세는 현행 기조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