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들의 지자체장 출마… 왜?

입력 2018-01-16 10:48 수정 2018-01-16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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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한 많고 大權 가는 지름길로 여겨…중진 의원은 정치적 부담 커져 고심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현역 국회의원들이 출마를 고려하거나 출사표를 던지는 데엔 각기 다른 노림수가 있다.

먼저는 실제로 금배지를 내려놓고 자치단체장으로 거듭나기 위한 ‘순수한’ 목적을 지닌 이들이 있다. 서울시장이나 경기지사 등 규모 큰 지자체장 자리일수록 단체장으로서 누릴 수 있는 재량 권한이 많은 데다 대권으로 가는 길로도 여겨져 정치적 야심이 큰 의원들이 도전하는 경우가 적잖다.

특히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은 지역에서 ‘피로감’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면서 차기 총선이 이전만큼 쉽지는 않은 데다, 중량감을 보여줘야 한다는 정치적 부담감이 커져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결단하게 되는 예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최근 이투데이와 만나 “3선이 되니 지역민들이 바라보는 눈빛이 다르다. 뭐든 한자리해야 하는 거 아니냐 하는 압박”이라면서 “지자체장 도전이든, 입각이든 ‘점프’하려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버티기 힘들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실제 본선행 티켓을 거머쥘 가능성이 적어도 경선에 뛰어들어 정치적 체급을 높여보려는 이들 역시 존재한다. 민주당의 경우 지방선거 뒤 3개월 뒤엔 새로운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가 있다. 이 때문에 지방선거 후보 경선에서 인지도를 높인 뒤에 전대에 출마하겠다는 계산을 하는 이들도 있다는 전언이다.

출마를 저울질하면서 언론에 이름을 올리고는 ‘고심 끝에’ 불출마를 택하는 현역도 간혹 있다. 경선에 참여하지도 않기 때문에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이름만 알린 뒤 ‘치고 빠지기’하는 식이다. 경선이 뛰어들었다가 지지율이 나오지 않으면 외려 이미지 타격만 입기 때문이다. 정치권 한 인사는 “언론에 이름이 안 나면 ‘우울증’ 증상이 생기는 이들이 있잖나. 사무실도 안 차리고 참모진 구성도 안 하면서 언론에 이름 오르내리는 것만 즐기는 이들이 분명 있다”고 꼬집었다.

현역 의원이 고심 끝에 경선에 나선다고 해도 모두 완주하는 건 아니다. 유력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상당해서 ‘뒤집기’ 힘들다고 판단되면 중도 하차하는 경우도 있다. 경선 단계에서부터 ‘의원직 사퇴’라는 배수진을 쳤다가 경선에서 패하면 슬그머니 의원직을 유지한 의원도 과거에 있었다.

이 때문에 의원들이 현역 프리미엄을 이용해 지역단체장을 쉽게 차지하려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는 “지방선거는 풀뿌리 민주주의 성격을 갖고 있어서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하고 봉사한 이들이 당선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현역 의원이 인지도를 무기 삼아 무차별 진출하는 건 중앙권력에 이어 지방권력까지 다 갖겠다는 것으로 민주주의 원칙을 훼손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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