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가 바늘 귀 들어가는 것보다 더 어렵다고 하는 공공기관 그곳에 만연한 취업 비리와 토익시험 갑질 규정으로 취준생을 울리고 있는 토익주관사 YBM이 바로 그것이다.
지난달 29일 정부가 정부서울청사에서 발표한 ‘공공기관 채용비리 특별점검 후속조치 및 제도개선 방안’을 보면 실로 충격이지 않을 수 없다. 정부가 지난해 10월부터 12월 말까지 진행한 공공기관 채용 비리 특별점검 결과에 따르면 전체 1190개 기관과 단체 중 946곳에서 4788건의 지적사항이 적발됐다.
수사 의뢰 대상이 된 수출입은행의 경우 당초 채용 계획과 달리 채용 후 추천 배수를 바꾸는 방법으로 특정인을 채용했다. 서울대병원도 서류전형에서 합격 배수를 조정, 특정인을 합격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시중은행도 마찬가지다. 금융감독원이 KB국민, 신한, KEB하나 등 11개 시중은행의 채용비리 점검 결과 5곳에서 22건의 비리 정황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은행 최고경영진의 친·인척은 서류·실무에서 최하위권의 점수를 받았지만, 임직원 면접 시 최고 등급을 받아 합격했다. B은행 인사담당 임원은 자녀의 임원 면접에 면접위원으로 참여했다. 가족이 제 가족을 면접 본 것이다. 결과는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명문대가 아니라는 이유로 합격권에 든 수도권 대학 출신자를 불합격시킨 사례도 있었다. C은행은 임원 면접을 통해 불합격 대상이던 명문대 출신 지원자 7명의 면접 점수를 임의로 올려 합격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들은 수도권 등 지방대 출신 7명이다.
취준생을 울리는 것은 공공기관뿐만 아니다. 최근에는 국내 최대 토익 주관사인 YBM이 ‘갑질 논란’과 함께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등장했다. 청원자는 자신을 ‘대한민국의 평범한 취준생’이라고 소개하면서 “대한민국 취준생이라면 필연적으로 3~5번 이상 토익을 응시하고 있다. 그러나 YBM은 토익시험 운영과 관련해 불공정 행위를 일삼으며 취준생을 두 번 울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토익은 전 회차 시험의 성적 발표일 이전에 다음 회차 시험 접수를 마감함으로써 취준생들은 자신의 성적을 확인하지도 못한 채 다음 회차 시험에 울며 겨자 먹기로 신청해야 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글에 대한 국민 청원은 4일 기준 2만7000여 건에 달하고 있다.
공공기관 채용 비리와 불합리한 토익시험 일정은 이 시대를 열심히 살아가고자 하는 젊은이들에게 절망과 허탈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상황게시판을 만들고, 일자리 창출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도 공공기관 취업 비리를 근절하지 않는다면 오염된 토양에 풍성한 과실이 열리기를 바라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