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도 많은 이들은 중국 국영기업의 성장을 위해 민간기업이 희생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성장을 이끄는 국영기업에 보호와 특혜를 제공한다는 견해가 대다수였다. 그러나 지난 수년간 중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기업은 민간부문에 있다. 중국 사회과학원 인구노동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전자상거래, 차량공유서비스 등 새로운 경제 분야는 2016년까지 10년간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의 2배에 달하는 속도로 성장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 디디추싱 등이 대표적인 중국 민간기업이다. 이들은 새로운 시장을 열고 사업 분야를 넓혀가며 ‘메가 생태계’를 구축했다. 알리바바가 온라인 쇼핑몰을 열고 결제서비스에 진출한 후 물류 분야로 뻗어 나간 게 대표적이다. 알리바바는 거의 20년 전 중소기업 간 온라인 시장으로 시작해 2003년 오픈마켓 타오바오, 기업 대 소비자간 거래를 지원하는 티몰을 출범했다. 이후 모바일 지급결제 시스템 알리페이로 사업을 넓혔다. 알리바바는 금융 자회사 앤트파이낸셜을 소유하고 있으며 스마트 물류, 클라우드 시스템까지 진출했다. 후발 주자인 텐센트도 비슷한 생태계를 구축했다. 중국 공유경제 대표주자 디디추싱은 차량공유서비스에서 공유 자전거로, 모바이크는 공유 자전거에서 음식 배달 대행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이들의 성장 방식은 미국 거대 IT 기업 애플, 아마존과 유사하다. 애플은 아이폰을 만든 후 앱 스토어라는 앱 배포 시스템을 만들었다. 아마존은 서적 판매에서 시작해 콘텐츠 제공, 클라우드 컴퓨팅, 식료품점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며 소매업 강자에 등극했다. 다만 자신이 잘하는 부문에 집중하는 서구 기업과 달리 핵심 비즈니스에서 벗어나 새로운 분야에 과감히 도전한다는 점은 중국 민간기업만의 강점이다.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한 민간기업의 성장 덕분에 중국은 유니콘 기업 강국으로 부상했다. 유니콘 기업이란 기업가치가 10억 달러(약 1조910억 원) 이상인 스타트업을 말한다. CB인사이트에 따르면 5년 전만 해도 단 3개였던 중국의 유니콘 기업 수는 현재 59개로 늘었다. 미국에 이은 2위다. 디디추싱과 메이퇀뎬핑, 앤트파이낸셜, 샤오미 등의 기업가치는 300억 달러 이상이다.
스마트폰 보급 증가와 풍부한 사용자 데이터에 대한 높은 접근성, 사물인터넷(IoT) 및 5세대(5G) 이동통신망과 같은 신기술 도입은 중국 민간기업이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더 큰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되고 있다.
닛케이는 각 기업의 생태계가 커지면 서로 겹치면서 치열한 경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부에서는 더 많은 협력이 이루어지거나 합쳐질 가능성도 있다. 이들 기업이 서로 협력한다면 중국은 더욱 역동적인 성장을 이루게 될 것이라고 닛케이는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