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들은 이미 자사 고객들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다면 고객의 취향을 분석하고 정리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조 리더 미국 기내서비스협의체(APEX) 최고경영자(CEO)는 2018 항공 페스티벌(Aviation Festival)을 앞두고 낸 보고서에서 “우리는 승객들의 이름과 주소, 정확한 생일, 좌석과 신용 카드 등 개인별 맞춤 서비스를 쉽게 제공할 수 있는 모든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서양을 횡단하는 동안 승객들의 정보가 1000기가바이트(GB) 쌓인다는 인도 암리타 공과대학의 연구도 이러한 설명을 뒷받침한다.
항공사가 빅데이터 기술을 이용하는 것은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면서 강한 경쟁 압박에서도 벗어날 기회로 작용한다. 이는 궁극적으로 실적 향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일례로, 올해 초 아메리칸항공은 고객 편의 향상을 위한 앱을 출시했다. 앱을 이용하면 승무원들은 비행 편의 시스템이 제대로 제공되지 않는 경우 “착륙 후 고객관리부서에 연락하라”는 말 대신 승객들에게 바로 항공 마일리지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아메리칸항공은 “우리의 목표는 고객들의 비행 경험을 개선하는 것”이라며 “특히 일이 계획대로 되지 않을 때 고객들을 덜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유나이티드항공 승무원들은 손바닥 크기의 기기를 가지고 고객들에 관한 세부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기기가 제공하는 정보는 승객의 마지막 비행이 언제였는지, 환승 시간이 빠듯하지는 않은지, 기내식 특별 주문이 있지 않은지 등 다양하다. 아메리칸항공과 마찬가지로 유나이티드항공도 승객이 짐을 잃어버렸을 경우 수화물 추적 서비스를 제공한다.
‘데이터 기반 항공사’를 표방하는 델타항공은 예측 서비스를 곧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예측 서비스란 승객이 지난번 다섯 번의 비행에서 진토닉을 주문했다면, 다음 비행에서는 주문하기 전에 음료를 제공하는 방식의 서비스를 말한다. 델타항공은 “자동화와 디지털 기술 향상이 체크인 과정을 빠르게 만들어주고 있어 인력을 늘릴 계획이 없다”고도 밝혔다.
그러나 글로벌 구조조정 컨설팅기업인 알릭스파트너스의 게릿 루츠 책임자는 “데이터 활용은 경쟁력 있는 차별화 요소가 아니다”라며 “최고의 항공사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맞춤형 서비스의 확장 범위와, 데이터 수집과 사생활 침해간의 경계가 확실하지 않다”는 의문을 제기했다.
항공사들은 블록체인의 잠재력에도 주목하고 있다. 시타연구소의 케빈 오 설리번 수석 엔지니어는 첨단 IT 기술의 광범위한 사용이 업계에 큰 잠재력을 가져다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시타는 최근 브리티시항공과 히스로 공항, 마이애미 공항과 함께 블록체인 기술을 6개월간 시험했다. 그들은 비행 상태 정보 제공에 초점을 맞췄는데, 그동안 비행상태에 관한 정보는 단일 데이터 플랫폼이 없어 신뢰도 높은 정보를 제공하지 못했다. 설리번 수석 엔지니어는 “항공사와 공항이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하나의 데이터 플랫폼을 사용한다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블록체인 기술은 공급망을 간소화하고 업무 프로세스 투명성을 높이는 등 여러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