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나라 국세수입이 사상 최초로 300조 원을 넘어서며 조세부담률 또한 역대 최고 수준인 21.6%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민간소비 증가세 둔화, 설비투자 부진 등 경제 곳곳에서 불안요인이 감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높은 세(稅)부담으로 경기가 위축되는 악순환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올해 국세수입 예상액 302.5조 원 =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 6년간의 국세수입액 추이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265조4000억 원이었던 국세수입이 올해 302조500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올해 1월부터 6월까지의 국세 수입 누적액 157조2000억 원에 지난해 같은기간 국세수입 진도율 52.0%를 적용한 것으로 역대 국세수입액 사상 처음으로 300조원을 넘어서는 수치다. 또한 5년 전인 2013년에 비해서는 약 100조원 증가한 금액이다.
◇ 법인세가 가장 가파르게 증가 = 국세수입이 늘어나는 속도도 예년에 비해 빨라졌다. 올해 6월 누계 기준 국세수입은 157조2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137조 9000억 원) 대비 19조3000억 원(14.0%↑)이 더 걷혔다. 연간으로도 올해가 최근 5년 내(2014년~2018년) 국세수입 증가율(14.0%)과 증가액(37.1조원) 면에서 모두 최대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목별로는 법인세의 증가 속도가 가장 가파랐다. 올해 세목별 수입 예상액은 법인세가 71조7000억 원(21.2%↑), 소득세는 87조8000억 원(16.9%↑), 부가세는 70조5000억 원(5.1%↑)으로 추정된다.
이를 토대로 2014년과 2018년의 증가율을 비교해보면 전체 국세수입이 1.8%에서 14.0%까지 12.2%p 증가 한 반면, 법인세는 그 두 배 수준인 23.9%p(‐2.7%→ 21.2%) 증가가 예상된다.
한경연은 이러한 법인세 증가의 원인으로 매출 정체 속에서의 이익(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 증가와 2013년부터 대기업에 집중된 각종 세액공제감면 축소, 최저한세율 인상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 올해 조세부담률 역대 최고치 예상 = 올해는 지난해 역대 최고치(20.0%)를 기록했던 ‘조세부담률’이 더 높아질 전망이다. 조세부담률은 경상GDP에서 국세와 지방세가 차지하는 비중으로 GDP증가 속도보다 세수가 빠르게 늘어날 때 상승하게 된다.
올해 우리나라 경상GDP 증가율은 4.0%로 지난해(5.4%)에 비해 둔화될 전망인 반면, 국세수입증가율은 지난해 보다 4.6%p 증가한 14.0%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올해 경상GDP를 1799조6000억 원, 국세수입액 302조5000억 원, 지방세 85조6000억 원으로 추정하여 금년도 조세부담률을 계산해보면 지난해 보다 1.6%p 늘어난 21.6%가 된다.
◇ 예산대비 초과 징수액 점차 늘어나 = 빗나간 세수추계로 인해 올해 세수오차율은 12.5%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3년부터 2015년까지는 대규모 세수 결손이 발생했다. 2016년에는 19조6000억 원, 지난해에는 23조1000억 원의 초과 세수가 발생했다.
올해는 그 규모가 더 커져 본예산 대비 실제 걷히는 돈이 33조5000억 원 가량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변동성 등을 감안할 때 어느 정도의 세수오차는 불가피한 면이 있지만 2015년(‐1.5%)을 기점으로 최근 세수 오차율(2016년:8.1%→2017년:9.5%→2018년:12.5%)이 다시 급격하게 커지고 있어 정부 차원의 보다 정교한 세수추계 방안 모색이 요구된다.
한경연 일자리전략실 추광호 실장은 ”최근 기업의 설비투자가 4개월 연속 하락하고, 민간소비가 둔화되는 등 우리 경제의 곳곳에서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며 ”일자리 상황이 악화되고, 하반기 내수 위축 등의 우려가 있는 만큼 민간부문의 세(稅)부담을 낮춰 소비 활성화, 투자 여력 확충을 통한 경기 활력 제고가 시급한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