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시 주석은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열리는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 개막 연설에서 “중국은 책임 있는 국가로서 아프리카 국가들의 경제발전과 빈곤 추방을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또 그는 “어떠한 정치적 이익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600억 달러 지원에는 아프리카산 수입 확대를 위한 50억 달러의 특별 기금이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기업들이 앞으로 3년간 아프리카 대륙에 100억 달러를 투자하도록 장려하겠다고 했다.
시 주석은 일부 가난한 아프리카 국가들의 부채를 탕감하겠다는 방침도 표명했다. 시 주석은 “아프리카 일부 국가들이 부채 압박에 시달린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일부 대출을 무이자로 전환하고, 올해 만기가 되는 부채도 연기해 주는 한편 부채를 일부 탕감해주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어느 나라가 혜택을 받을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FT에 따르면 중국의 해외 군사 기지가 있는 지부티, 콩고공화국, 잠비아 등이 특히 부채가 많다.
국제통화기금(IMF)은 5월 사하라 사막 이남의 35개 아프리카 국가 중 15개 국가가 부채 위기를 겪고 있고, 중국의 인프라 투자를 명분으로 내세운 무분별한 대규모 대출이 부채 위험을 가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IMF는 또 “중국이 일대일로란 이름으로 아프리카 국가들을 빚더미에 밀어 넣어 신 식민주의를 실현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방 일부에서는 중국의 지원 자금이 아프리카 독재자들의 주머니로 들어갈 뿐 효과적인 인프라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보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대아프리카 정책 보좌관 그랜트 해리스도 지난주 타임에 “중국이 부도덕한 아프리카 정부에 교묘하게 계획된 채무 불이행 사태를 안겼다”고 비난했다.
존스홉킨스대 중국·아프리카 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은 2006~2016년 아프리카 국가들에 약 1250억 달러를 대출했다. 중국은 2009년 미국을 제치고 아프리카 최대 무역 상대국으로 발돋움했다.
시 주석은 이번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에서 “중국과 아프리카는 공동운명체”라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는 아프리카 54개국 중 53개국 정상이 참석했다. 2015년 열렸던 정상회의에서 “중국은 아프리카를 위해 무언가 할 것”이라는 수사보다는 훨씬 진전된 표현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