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금리인상을 단행했지만 증권가는 차분한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이번 인상이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한다. .
3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75%로 인상했다. 통상 금리가 오르면 투자자들은 위험자산보다 안전자산을 선호해 증시에는 부정적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인상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인상 불안감이 어느 정도 증시에 선반영됐고,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센터장은 “이미 금리인상에 대한 예측으로 시장이 인상분을 반영하고 있었다”며 “금리인상은 이번을 마지막으로, 지속될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에 시장에 크게 영향을 미치진 않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 센터장은 “현재는 경기가 좋지 않고 물가도 압력이 높지 않은 상황이라 금리인상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며 “그러나 미국과의 금리 차로 자본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로 올렸다고 보는데 늦은 감이 있다”고 덧붙였다.
박희정 키움증권 센터장은 “금리인상으로 인한 실세 금리나 환율 변동이 보이지 않는다”며 “이보다는 주말에 있을 정상회담이 더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그동안 언급돼왔던 금리를 올린 거라 시장에 크게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증권가는 내년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측했다. 이번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도 소속 위원 2명이 금리 동결 의견을 개진하는 등 인상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최석원 SK증권 센터장은 “이미 시장에서는 대부분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만약 금리인상이 추가적으로 이뤄지면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지속가능성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최 센터장은 “금리가 인상했을 때 무조건 증시가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은 잘못된 것”이라며 “채권에 자금이 몰려 주가가 하락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미국이 금리인상을 결정할 무렵 주가가 맨날 빠지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센터장은 “밀린 숙제를 한 느낌”이라며 “채권시장 쪽에서도 부담과 변동성 때문에 한국은행의 결정을 기다렸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명분이 없기 때문에 영향은 적다”고 내다봤다.
김 센터장은 “금리인상은 경기 전반에 다 부담을 주는 요인”이라면서도 “다만 환율이 많이 오르거나 금융시장에서 해외자본이 빠져나갈 때 금리인상으로 자본유출을 막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미국의 금리인상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해당 요인을 고려했을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