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12일 철제가구 제조ㆍ판매 업체 A 사가 조달청장을 상대로 낸 부정당업자 입찰참가자격 제한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승소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A 사는 2013년 8월 좁은 영화관에서 자동으로 접히는 특허기술을 바탕으로 고정식 연결의자에 대한 우수조달물품 지정을 받았다. A 사는 이듬해 7월 조달청과 국가계약법에 따라 해당 고정식 연결의자를 수요기관인 각 지방자치단체에 납품하는 내용의 물품구매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조달청이 2016년 10월 실제로 납품한 고정식 연결의자가 우수조달물품이 아닌 일반제품이라는 이유로 3개월간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내리자 소송을 냈다.
A 사는 수요기관에서 우수조달물품보다 품질이 우수한 프리미엄급 의자를 요구해 납품했다며 제재 근거인 부실ㆍ조잡한 제품이거나 부정한 행위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에 조달청은 우수조달물품이 지정되면 수의계약을 통해 공급하는 혜탹을 주는데 일반 제품을 이같은 방식으로 공급하면 제도의 취지에 어긋나는 만큼 처분은 적법하다며 맞섰다. 더불어 납품한 제품은 특허기술이 적용되지 않아 프리미엄급 제품이 아니라 반박했다.
1심은 "우수조달물품의 계약 당사자는 A 사와 조달청이고 수요기관은 수익자에 불과한 제3자이므로 계약 내용을 임의로 변경할 수 없다"며 "A 사가 국가계약법 등을 위반한데 따른 처분인 만큼 정당하다"고 원고패소 판결했다.
반면 2심은 "A 사가 공급한 제품은 성능, 단가 면에서 우수조달물품의 기준 규격보다 우수하다"면서 "설치 공간을 고려할 때 좁은 곳에서 효용이 큰 특허기술도 오히려 불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재 근거로 삼은 국가계약법 조항은 기준규격보다 낮은 자재를 쓰는 행위를 포함하는 것이지 좋은 자재를 쓴 것을 포함하는 것은 확장해석"이라며 1심 판결을 뒤집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다만 "A 사가 우수조달물품 규격보다 더 좋은 제품을 납품했다고 해도 결과적으로 같은 제품을 생산하는 다른 중소기업들의 납품 기회를 박탈한 만큼 부당한 행위"라면서 "그러나 원심이 조달청의 제재 처분이 비례원칙 등을 위반해 재량권 일탈ㆍ남용의 위법이 있다고 판단한 부분은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볼 때 이를 수긍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