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정치개혁 1소위원회는 15일 의원 정수 확대를 놓고 또 다시 여야가 대립했다.
이에 따라 이달 20일을 목표로 했던 정개특위의 선거제도 개편 합의안 도출이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정개특위 제 1소위원회는 20일까지 단일 또는 복수 합의안을 도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국회에서 열린 이날 회의에서 각 당은 의원 정수 문제를 놓고 평행선을 달렸다. 바른미래·민주평화·정의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해 의원 정수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의원 정수 확대 없이 지역구 의석 수를 줄여 비례대표를 늘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자유한국당은 "의원 정수 확대는 안된다"며 "지역구 의석 수를 줄이자는 민주당 안은 불가능하고 본회의로 넘어가더라도 부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당 간사인 장제원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언급하며 "문 대통령은 선거법 개정 문제를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며 "집권 세력과 민주당이 선거법 개정에 대해 한참 후순위로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인호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은 수 차례 비례성을 강화한 선거제 개혁을 강조했었다"며 "국회 합의가 되지 않는 것을 대통령 탓으로 돌리는 것은 과도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장 의원은 민주당이 언급한 지역구 의석 수 축소 안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는 "지역구 의석을 30석 줄이면 농촌은 6~7개 시군구를 하나로 묵어야 하는 '수퍼 수퍼' 선거구가 나올 수 있다"며 "현실성이 없다. 그렇다고 의원 정수 확대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회의에서 정수를 300석으로 그대로 두고 지역구를 28석 줄인, 225(지역구) 대 75(비례대표)안을 제시한 바 있다.
민주당 소속 김종민 정개특위 제 1소위원장은 지역구 의석 수 축소 안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맞섰다. 그는 "연동형 비례제를 도입한 10여 개국이 모두 지역구를 줄이고 비례대표를 늘렸다"며 "왜 우리만 안되느냐"고 지적했다.
민주당과 한국당의 공방이 계속 이어지자 바른미래당 간사인 김성식 의원은 "논의가 생산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현실적인 쟁점과 책임 있는 대안을 놓고 토론했으면 좋겠다"며 "소선거구제 하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고 지역구와 비례대표 비율은 3대 1로 하되, 의원 정수는 현행에서 10% 가량 확대할 수 있다는 틀 속에서 논의를 좁혀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개특위 위원장인 심상정 의원은 "선거구 획정위에서 4월까지 최종 의결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2월 15일까지 국회에서 획정 기준을 확정해줄 것을 촉구하는 공문을 보냈다"며 "1월 말까지 결론을 내기로 했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어렵지만 정개특위에서 집중적으로 논의해 정개특위 안을 만들어 보자"고 강조했다.
한편 김종민 의원은 이날 소위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일단 오는 24일 정개특위 전체회의를 열기로 했다"며 "일정을 세우고 진행 상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그 때가 되면 합의안이 나올지 말지에 대한 판단이 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