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식 신협중앙회장이 정부와 체결한 경영정상화계획(MOU) 족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도 금융당국의 예산과 인력 통제에서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김 회장의 공언과 달리 과거 공적자금을 지원받는 대가로 정부와 맺은 경영정상화 이행약정이 유지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2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신협중앙회의 연내 경영개선명령(MOU) 졸업 가능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금융당국 내부적으로 신협 MOU 관련 논의가 미뤄지면서 8월 이후에나 하반기 검사 일정 조율이 가능하다. 이에 김 회장이 3월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7월 조기 졸업’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분석이다. 당시 김 회장은 “5월쯤 금융감독원에서 두 달간 MOU 검사를 할 것”이라며 “이후 MOU 탈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MOU 해제권을 갖고 있는 금융위원회는 가까운 시일 내 신협 관련 회의는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아직 논의 계획은 없다”며 “MOU 체결 당사자가 기획재정부와 금융위, 신협 등 여러 부처와 얽혀 있는 사안이므로 (MOU 논의는) 당사자 사이의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신협이 졸업을 위한) 재무요건을 충족하더라도 경제 상황 등을 살펴야 한다”고 말해 조건을 갖추더라도 여러 상황을 종합해 판단하겠다는 조건을 달았다.
금감원은 신협의 올해 초 계획에서 밝힌 것과 달리 MOU 졸업과 관련해 검사에 착수한 적이 없다고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MOU 졸업을 위해서는 일단 종합검사 등 (절차가 필요하다)”며 “아직 진행된 상황이 없다”고 말했다. 신협은 MOU 해제 조건인 경영실태평가 등급 획득과 자기자본비율 등은 이미 충족한 상황이지만 검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앞으로 검사 계획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지금 검사에 착수한 것도 없고 하반기 (검사) 예정이 있지만 정해진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신협은 MOU 해제권이 금융당국에 있는 만큼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신협 관계자는 “금융위와는 협의 중인 상황이고, (해제를 위한) 계량지표는 기준을 충족한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신협은 부실경영 여파로 2001년부터 경영개선명령을 수차례 받았다. 2007년 경영개선명령 당시 금융당국은 1000억 원의 재정지원을 하고, 최대 3000억 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신협은 누적결손금 전액 보전을 완료하고 MOU 졸업을 위한 경영실태평가 등급(3등급 이상)과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BIS) 비율 5% 등의 기준을 충족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