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년부터 기초생활 수급자 선정 시 자녀 성별에 따른 차별이 폐지된다. 현재 혼인한 아들을 둔 가구는 상대적으로 높은 부양비를 적용받아 수급자 선정이나 생계급여 산정 시 불이익을 받는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9일 “혼인한 아들은 30%, 혼인한 딸은 15%로 돼 있는 부양비를 맞추고 그 수준도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 소득인정액(소득평가액+재산 소득환산액)이 기준중위소득의 일정 비율 이하인 가구에 대해선 생계·의료·교육·주거급여가 지급된다. 부양능력이 있는 부양의무자가 있을 땐 특례를 제외하고 원칙적으로 기초생활 수급자가 될 수 없지만, 부양의무자 가구의 소득인정액이 ‘해당 가구 기준중위소득의 100%와 수급자 가구 기준중위소득의 40%를 합산한 금액’보다 적으면 ‘부양능력 미약’으로 평가돼 수급자가 될 수 있다.
대신 부양의무자 소득의 일정 비율(부양비)이 소득 이전으로 간주돼 수급자의 소득인정액에 더해진다. 늘어난 소득인정액은 수급자 선정 시 반영된다. 생계급여 수급자는 부양비만큼 급여액을 덜 받는다.
부양능력 미약자의 부양비는 ‘부양의무자의 실제 소득에서 해당 가구 기준중위소득을 차감한 금액의 15~30%’다. 부양의무자인 자녀가 미혼이면 아들·딸 모두 30%가 적용되나, 혼인한 경우엔 아들은 30%, 딸은 15%가 적용된다. 여기에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낮고, 아들이 주로 부모를 부양하던 제도 도입 당시의 시대상이 반영됐다. 하지만 여성의 경제활동이 늘고, 부모 부양이나 생활비 지원에 아들·딸 구분이 사라지면서 제도 개편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복지부는 혼인한 아들·딸의 부양비를 맞추되 그 수준도 10% 이하로 낮출 계획이다. 부양비만 맞추면 딸을 둔 수급자는 혜택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부양비가 낮아지면 소득인정액이 준다. 선정기준 경계의 가구는 새로 기초생활 수급자가 될 수 있다. 생계급여 수급자는 급여액이 는다. 기존에 불이익을 받던 아들을 둔 가구는 상대적으로 많은 혜택을 받는다.
복지부 관계자는 “부양능력 미약자를 자녀로 둔 가구 중 수급자 선정기준의 경계에 있는 가구가 적고, 부양비 변동도 1만 원 안팎이라 혜택을 보는 가구가 많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50만 원 안팎의 생계급여로 생활을 유지하는 1인 가구 수급자들에겐 1만~2만 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