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YT)는 30일(현지시간) 한국 거물기업인 삼성이 10년 전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자 베트남 박닌성에 공장을 설립한 것이 절묘한 한 수로 작용하고 있으며 다른 나라 기업들은 이제야 삼성의 전례를 따르려 한다고 소개했다.
삼성이 베트남에 들어오고 나서 중국 내 비용은 계속해서 올랐다.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논란으로 한국 제품 보이콧 운동이 일어나면서 삼성의 중국시장 점유율은 곤두박질쳤다.
이에 삼성은 현재 중국에서 한 곳을 제외한 모든 스마트폰 공장을 폐쇄했고, 이제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삼성 핸드폰의 절반이 베트남에서 조립 생산된다. 삼성의 베트남 직원 수는 약 10만 명에 이른다.
삼성은 베트남 현지 생산 제품의 약 90%가 다른 나라로 수출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베트남 전체 수출에서 삼성의 비중은 무려 4분의 1에 달했다.
삼성의 진출로 베트남이 얻는 경제적 혜택은 이뿐만이 아니다. 삼성의 성공에 힘입어 많은 한국 공급망들이 베트남 진출에 자신감을 얻게 됐다. 베트남 하노이 소재 경영 컨설팅 업체 데잔시라의 필리포 보르토레티 부(副) 매니저는 “당신이 대기업이고 어느 곳으로 이전하면 모든 다른 기업이 뒤따라 움직인다”고 말했다.
베트남 기업인들은 삼성이 들어오면서 자신들이 받는 혜택이 마냥 크지만은 않다고 지적했다. 외국 대기업들은 베트남에 들어와서도 현지 업체와 일하기보다는 기존 공급망과 거래를 지속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
삼성이 처음 베트남에 진출했을 당시 일부 부품을 현지 업체로부터 조달했다. 그러나 점점 더 많은 삼성 파트너 기업들이 베트남으로 들어오면서 현지 업체들이 밀려나게 됐다. 삼성과 한때 거래했던 한 베트남 기업 경영자는 “가격과 품질이 아니라 규모가 문제였다”며 “삼성은 우리가 생산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제품이 필요했다”고 털어놓았다.
다른 기업인은 “베트남 공급업체 대부분이 품질과 생산성 이슈가 있다”면서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는 돈과 지식이 아니라 경험 부족에서 오기 때문에 현지 업체들이 점점 더 개선되고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35개 베트남 기업을 공급업체로 두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글로벌 대기업들도 이제야 중국의 대안으로 베트남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애플은 공급망을 다각화하고자 베트남과 인도에 힘을 쏟고 있다. 폭스콘을 포함해 애플의 중국과 대만 파트너들은 베트남 현지 생산 확대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닌텐도는 게임콘솔 스위치 생산을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이관하려는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