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1~3월) 경제성장률 잠정치가 속보치를 밑돌면서 올해 2%대 성장 가능성은 사실상 물건너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과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따라 세계경제가 부진한 가운데 국내 상황도 한일 경제전쟁과 수출 및 설비투자 부진 등 악재가 산재해있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이같은 상황이 쉽게 반전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우리경제의 약점을 찾아 미리 점검하고 대응하는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물가수준을 감안한 명목 GDP도 전기보다 1.5% 오르는데 그쳤다. 전년동기대비로는 1.3%를 기록해 1분기(1.2%)에 이어 2분기 연속 1%대의 저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4분기(-5.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신승철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경기 흐름이 좋은 상황은 아니다. 대외여건 등 불확실성이 커져 있어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올 3~4분기 각각 전기대비 0.9%에서 1.0% 성장해야 한은의 올 성장률 전망치 2.2%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2% 성장이 어렵다는데 입을 모았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글로벌 경기가 워낙 안좋다. 국내적으로도 일본과의 무역분쟁에 따른 불확실성과 반도체 경기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 오너리스크로 큰 폭의 설비투자 증가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올해 성장률은 2%보다 낮을 것이다. 최대 2%”라고 봤다.
추가경정예산 등 정부 재정정책도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김선태 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하반기 개선요인으로 기대했던 재정지출 확대도 정책효과가 사라지고 있다. 추경의 경우 집행이 늦었고 내수에 도움을 줄만한 부문도 많이 감액됐다”고 말했다.
기준금리와 세율 인하를 비롯해 경제약점을 미리미리 점검하는 등 장기적인 성장모멘텀을 찾아야할 것으로 조언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수출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내년이 더 문제”라면서도 “추가 금리인하와 소비세 및 유류세 등 세율인하를 통해 올해 2% 성장은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이어 “미시 대책으로 외교안보 차원에서의 불안감을 줄여 소비와 투자가 늘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업 투자환경도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도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도 “수출 부진으로 반등 모멘텀을 찾기 쉽지 않다”면서도 “경기 위축에 대응해 단기적으로는 금리인하 등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성장 모멘텀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안 교수는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인해 정부가 할 수 있는게 제한적”이라면서도 “일본과의 통상문제는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이다. 대외리스크가 커질 때를 대비해 가계부채나 한계기업 등 우리 경제의 문제점들을 미리미리 점검하고 대응할 수밖에 없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