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 산하기관인 한국감정원 부동산연구원은 지난달 28일 올해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을 통해 상반기에 이어 하향 안정화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과 신규 공급 증가, 거시경제 불확실성 등 하방 요인이 작용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매매시장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도입 , 3기 신도시 주택 공급 방안 등 정부의 강력한 시장 안정화 정책이 계속되면서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올해 연간 주택 매매가격은 1.4% 하락하고, 전세가격도 2.6% 내릴 것으로 점쳤다.
국토연구원 역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하면 서울 주택 매매가격이 연간 1.1%포인트 하락할 것이란 자료를 지난 7월 29일에 내놨다. 지난달 12일 국토부가 분양가 상한제 시행안을 발표하기 2주 전에 분석 자료를 내놓은 것이다.
국토연구원은 “분양가 상한제의 주택 공급 위축 효과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나 최근 주택 공급이 많았고 3기 신도시 등 주택 공급 관련 계획도 있어 주택 공급 위축 가능성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국토부의 분양가 상한제 시행 계획 발표 이후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 주택시장은 공공기관의 집값 전망과 달리 요동치고 있다.
서울에서는 재건축·재개발 아파트값은 약세이지만, 신축 아파트값은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다. 서울 집값 상승세는 과천·성남·하남시 등 수도권 지역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주목할 점은 공공 연구기관과 달리 민간 연구원에서는 분양가 상한제 시행 이후 시장의 불확실성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달 23일 ‘분양가 상한제 도입에 따른 영향’ 보고서를 통해 “현재 서울에서는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외에는 신규 공급이 불가능해 신축(입주 5년 이하) 아파트의 희소성이 부각될 전망”이라며 “이로 인한 강남3구 일반 아파트 및 주변 지역의 풍선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서울 주택시장은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 발표 이후 재건축 단지와 일반 아파트가 따로 놀고 있다. 민간 조사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주 서울 아파트값은 0.05% 올랐다. 지난 주(0.02%)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재건축 아파트값은 지난 주 0.03% 내렸지만 일반 아파트값은 0.06%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