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취업자는 전년동월대비 34만8000명 증가하면서 6월(28만1000명) 이후 20만 명대 이상 증가세를 유지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고용률(15~64세)은 67.1%로 1989년 9월 이후 30년 만에 가장 높았다. 실업률은 3.1%로 전년동월대비 0.5%포인트(P) 하락했다.
겉으로 보이는 수치만 보면 정부의 자화자찬이 맞다. 그러나 깊게 들여다보면 산업의 중추인 제조업과 경제 중심축인 40대 일자리는 지속 감소하고 60대 이상 노인 일자리만 많이 증가하는 등 질적으로는 악화되는 모습이다.
우선 연령계층별로 보면 한국 경제의 중심축인 30~40대 ‘고용 한파’는 여전하다. 1년 전보다 각각 1만3000명, 17만9000명씩 줄었다. 30ㆍ40대 취업자 수는 2017년 10월 이후 24개월째 동반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30~40대 취업자 감소는 인구가 줄어든 영향이 컸지만 제조업, 도소매업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는 게 큰 타격이다. 다만 30대는 고용률이 전년동월대비 0.9P 상승한 데 반해 40대는 0.9%P 감소해 40대의 취업자 감소가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60세 이상에서는 38만 명이나 증가해 9월 총 취업자 34만8000명을 웃돌았다. 이는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만든 노인 일자리 효과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15~29세 청년 취업자가 4만1000명 늘어난 것에 비하면 9배 이상 많다.
산업별로 보면 '좋은 일자리'로 분류되는 제조업 취업자는 11만1000명 감소했다. 이는 전년 대비 -2.5% 줄어든 것이다. 제조업 취업자는 2018년 4월 6만8000명 증가한 이후 18개월째 마이너스다. 올해 3월(-10만8000명) 이후 감소 폭이 줄었지만 다시 커지고 있다. 도매 및 소매업도 6만4000명 줄었고 건설업도 3만9000명이나 줄었다. 금융·보험업 취업자 수도 같은 기간 4만3000명(-5%) 감소해 9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이 17만 명(8%) 증가했지만 공공일자리 위주로 취업자가 늘어나고 있고 숙박 및 음식점업에서 7만9000명이 증가했으나 8월 외국 관광객이 158만6000명이 방한하면서 증가세를 이끌어 언제든지 다시 감소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일용근로자는 11만3000명, 임시근로자는 1만 명 각각 감소했다. 통계청은 태풍 '링링' 등의 영향으로 일용근로자가 지난달(2만4000명)보다 많이 늘어난 것으로 평가했다. 임시근로자는 도매 및 소매업 취업자가 줄어든 영향이다.
도·소매업 업황이 부진하며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가 전년 동월보다 11만9000명(3%) 늘었다. 반면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6만6000명(10%) 줄었다. 최저임금 영향 등으로 기존 자영업자들이 고용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 국책연구원 박사는 "제조업 일자리 감소는 4차 산업혁명 등으로 주력산업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제조업과 경제 허리인 30~40대 취업자 감소를 막기 위한 정부의 성장동력 확충 등 정책적인 노력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