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여야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를 통해 마련한 내년도 예산안 수정안을 9일 국회 본회의에 제출키로 했다.
민주당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전해철 의원은 8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회법상 50인 이상의 의원이 수정안을 발의할 수 있는데 4+1 협의체에 참여하는 의원들과 함께 수정안을 내겠다”며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민주당은 마련된 수정안을 두고 이날 오후 정부와 협의를 진행키로 했다. 4+1 협의체는 예산 실무협상을 통해 내년도 정부 예산안 원안에서 1조 원 이상을 순감하는 방향으로 수정안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수정안 내용과 관련해 전 의원은 “당정에서 4+1에서 만든 안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듣는 과정이 있어서 그것을 거친 후에 수정안에 대해 자세히 국민들께 설명해 드리겠다”고 말했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의 국회 처리는 법정 시한(2일)을 넘겼다. 과거에는 예산안 심사가 기한 내에 이뤄지지 못할 경우 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이 협상을 통해 처리하곤 했다. 하지만 올해는 정국이 얼어붙은 탓에 이조차도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민주당은 여야 4+1 협의체 차원에서 예산안 수정안 마련을 추진했다.
민주당은 자유한국당의 새 원내지도부 선출과 무관하게 예산안을 처리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4+1 협의체는 수정안 통과에 필요한 의결정족수(148명)를 확보한 상태다. 전 의원은 “법정 처리 시한이 지났지만, 정기국회 내에는 반드시 예산안이 처리돼야 한다”며 “내일 오후 2시 본회의가 마지막 시한”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한국당은 4+1 협의체가 내년도 정부 예산안 수정안을 마련한 데 대해 “법적 근거도 없고 오로지 정파적 이해관계에 따라 모여든 정파의 야합”이라고 비판했다. 김재원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4+1 협의체의 예산심사는) 국민의 세금을 도둑질하는 떼도둑 무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기획재정부를 향해 “특정 정파의 결정에 따라 예산명세서를 작성하도록 지시하는 경우 장관, 차관, 예산실장, 국장은 실무자인 사무관에게 불법행위를 지시하는 것으로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된다”며 4+1 협의체 예산안의 명세서 작성을 할 경우 검찰에 고발하겠다는 엄포를 놓았다.
이에 대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기재부 공무원들의 내년도 예산안 편성 지원은 권한 범위 내 적법한 것으로 특정 정파의 이해관계 지원이 결코 아니다”며 “내년도 예산안의 국회 확정과 관련해 혹 문제가 제기될 경우 모든 것은 조직의 장인 장관이 책임지고 대응할 사안”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