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가 최근 진행한 사장단 인사에서 ‘조직 안정’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웠다.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하기보다 기존 인물들을 그대로 연임시킴으로써 조직에 큰 변화를 주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KB금융지주는 20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열었다. 대추위는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KB손해보험 양종희, KB국민카드 이동철, KB자산운용 조재민ㆍ이현승, KB생명보험 허정수, KB저축은행 신홍섭, KB인베스트먼트 김종필, KB신용정보 김해경 사장에 대해 전원 연임을 결정했다. 앞서 KB국민은행 허인 은행장은 지난달 2년 임기를 마친 뒤 1년 연임을 확정했다.
특히 양종희 KB손보 사장은 3연임에 성공하며 눈길을 끌었다. KB손보가 보험업황 악화에도 안정적인 성과를 내왔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 그 배경으로 풀이된다. 지난 3분기 KB손보 순이익은 677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25% 줄었지만, 손보업계 손해율 급등 등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도 사업 다각화로 KB국민카드의 실적 방어를 이뤄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KB국민카드 3분기 순이익은 1049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368억 원 증가했다.
대추위는 “국내 경제의 저성장 고착화, 초저금리 시대 도래 환경하에서 가시적인 경영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가에 중점을 두고 대표이사 후보를 선정했다”면서 “재임 기간 중 경영 성과와 추진력, 조직관리 리더십 등을 종합 검토해 대표이사 후보로서의 적정성을 살폈다”고 말했다.
재선정된 대표이사의 임기는 1년이며, 이달 중 해당 계열사의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 최종 심사ㆍ추천을 거친 뒤 주주총회에서 이들의 연임이 확정된다.
19일에는 신한금융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가 열렸다. 자경위는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임기가 끝나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8명 중 7명을 연임시키는 결정을 내렸다. 내년 3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2기 출범을 앞둔 만큼 변화보다 조직 안정에 초점을 맞춘 인사라는 분석이다.
신한금융 자경위는 신한카드 임영진, 오렌지라이프 정문국, 제주은행 서현주, 신한저축은행 김영표, 아시아신탁 배일규, 신한대체투자운용 김희송, 신한리츠운용 낭궁훈 등 계열사 7곳 CEO 연임을 추천했고, 이성용 신한DS 사장만 신규 선임됐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3연임에 성공했다. 임 사장은 카드 업황의 침체에도 업계 1위의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한카드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411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카드 업황이 갈수록 어려워졌음에도 장기적 관점으로 일관된 사업 전략을 추진하면서 1등 카드사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해, 그룹 비(非)은행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