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중국인 유학생 관리에 집중하는 대학가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특히 중국인 유학생 자율격리, 휴학권고 등 교육부의 대책이 권고 사항에 그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교육부와 대학가에 따르면 정부는 아직 입국 예정일과 국내 거주지가 확정되지 않았거나 국내 입국이 어려운 중국 체류 유학생에게 1학기 휴학을 권고하기로 했다. 대학 개강을 앞두고 중국에서 입국한 유학생은 무조건 입국 후 2주간 등교를 중지하는 대신 외출을 자제하고 자율격리를 유도한다. 국내 대학에 재학 중인 중국인 유학생 7만여 명이 모두 입국해 다음 달 한꺼번에 등교할 경우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나온 고육지책이다.
그러나 중국인 유학생의 휴학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대학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자율격리도 대상자가 동의하지 않을 경우 강제할 방법이 없는 만큼 중국인 유학생의 의지에 달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인 유학생이 1000여 명인 계명대 관계자는 “교육부 휴학 권고는 권유 사항에 불과하므로 유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면서까지 강제로 따를 수 없다”며 “애초 계획대로 들어온 학생들은 휴학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휴학 여부는) 학생들의 자율”이라고 말했다.
우선 대학들은 기숙사 입소를 희망한 중국인 유학생 관리에 집중한다.
경희대 관계자는 “학교가 최근 정한 학사일정대로 교육부의 (코로나 19 관련) 지침 사안을 따르는 것이 우선”이라면서도 “24일부터 26일까지 중국 입국 유학생 181명을 서울캠퍼스 기숙사 세화원에 입소시키는 일정은 변함없다”고 밝혔다.
중앙대 관계자는 “한국인 학생 입주 시기와 분리해 기숙사 2개동 중 1곳을 중국인 유학생 전용동으로 지정해 격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성균관대는 23일부터 중국 유학생을 받는다. 특히, 이들 유학생을 경기 수원시 자연과학캠퍼스 기숙사에 자율격리할 계획이다. 기존 4000명 수용이 가능한 이 시설을 활용하면 1인 1실 배정 기준으로 중국 입국 유학생을 최대 420명까지 받을 수 있다는 게 대학 측 설명이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중국인 유학생 대상으로 건강과 안전을 강조하며 자율격리를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국내 대학에서 공부하는 중국인 유학생은 7만1067명이다. 1만9742명이 지난해 12월 1일에서 지난 14일 사이 중국에서 입국해 국내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