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한국광물자원공사의 자체 신용도를 ‘b’에서 ‘b-’로 한 단계 하향 조정한다고 9일 밝혔다. 다만 회사의 공식 신용등급은 이전과 같은 ‘A’를 유지했다.
S&P는 이번 하향조정 배경에 대해 글로벌 원자재 가격 하락세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사태로 광물자원공사가 투자한 해외 자원 생산 프로젝트에 차질이 생겼다는 점을 들었다. 자체 신용도는 경영난에 처했을 때 정부가 지원할 가능성을 뺀 기업의 순수한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대해 평가하는 등급이다.
S&P는 “한국광물자원공사가 광물 가격 하락과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일부 프로젝트의 생산 차질로 인해 향후 1~2년 동안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부진한 실적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구리와 니켈 가격은 2019년 평균 가격보다 현재 약 15-20% 하락했으며, 마다가스카르에 있는 암바토비 광산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3월 하순부터 생산이 중단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글로벌 경기가 침체에 빠지고 있어 한국광물자원공사가 추진해 온 자산매각도 향후 12개월 이내에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S&P는 “해외 자원개발 프로젝트의 영업손실이 계속되면서 향후 12~24개월 동안 영업 현금흐름 적자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돼 제한적인 자본지출에도 불구하고 공사의 차입금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광해관리공단과의 합병 성사 여부도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2018년 3월 한국광물자원공사를 한국광해관리공단과 통폐합 후 통합기관을 신설한다고 발표했지만, 국회에서 관련법이 아직 통과되지 못한 상황이다. S&P는 “정부가 통폐합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법안 통과 시기에 대한 가시성이 낮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유동성 리스크는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한국광물자원공사 채무의 상당 부분이 가까운 시일 내에 만기가 도래한다. 미화 3억 5000만 달러 채권은 오는 29일, 900억~1300억 원 규모의 원화 표시 채권 다수는 올해 5월, 7월, 8월, 10월에 걸쳐 만기가 도래한다.
S&P는 “한국광물자원공사의 양호한 자본시장 입지를 고려할 때, 동사가 만기 도래 차입금에 대해 차환을 하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면서 “자금조달 여건이 어려웠던 이달 초에도 차환 목적으로 국내시장에서 채권을 성공적으로 발행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