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27일 보험사와 GA에 '유전자검사를 이용한 보험영업에 대한 유의사항 통보' 공문을 송부했다. 최근 일부 보험사와 GA업계는 보험고객을 대상으로 유전자검사 도구를 활용한 개인 맞춤형 영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질병 예측이 가능한 유전자검사를 시켜준 뒤, 필요한 보장을 추천해주는 식이다.
금감원은 공문에서 "보험 모집 과정에서 유전자검사를 변칙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법적인 측면뿐 아니라 윤리적으로도 적합하지 않다"며 "보건복지부 등에서는 보험영업에 활용해 생명윤리법을 위반한 사례를 적발해 고발 조치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한 대형 GA가 의뢰한 ‘유전자검사를 활용한 보험마케팅’ 사업모델에 대한 유권해석 요청에 “어떤 경우에도 유전자검사 기법을 보험영업에 활용하는 것이 불법행위로 간주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또한 보험회사의 유전자 검사 결과를 보험영업 등에 활용한 것, 신고하지 않은 불법검사기관에 의한 검사, DTC(소비자직접의뢰)로 허용되지 않는 질병항목에 대한 검사 시행 등 생명윤리법 및 국가인권위원회법 저촉 소지가 있는 사항을 보도참고자료로 안내한 바 있다.
금감원은 이어 "보험 관계 법령은 보험회사 등이 3만 원 이상의 금품 등 특별이익 제공을 금지하고 있다"며 "유전자검사 비용도 금품에 해당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유전자검사 결과와 같은 건강정보를 기초서류에 근거하지 않은 상태에서 보험계약자에게 요구하거나, 그 정보를 수집ㆍ제공ㆍ활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또 생명윤리법 등에서 금지하고 있는 특정 질병에 대한 유전자 검사 결과를 토대로 보험가입이 이뤄지는 경우에는 검사결과의 위법성을 떠나 보험계약의 역선택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우려했다. 기초통계에 비추어 보다 많은 보험금 지급으로 귀결되고, 결국 보험회사의 재무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영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고객들이 유전자검사에 흥미를 보여 보험사나 GA에서는 이를 영업에 적극 활용해왔다"며 "복지부에 이어 금감원에서도 재차 경고를 했으니 당분간 자제해야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생명윤리법 제49조(유전자검사기관)에 따르면, 유전자검사를 하려는 자는 유전자검사항목에 따라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시설 및 인력 등을 갖추고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신고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