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9일(현지시간) 혼조세를 나타냈다. 최근 급등을 기록한 만큼 숨 고르기에 돌입한 모습이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300.14포인트(1.09%) 하락한 2만7272.30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가 하락한 것은 7거래일 만에 처음이다. S&P500 지수는 전장 대비 25.21포인트(0.78%) 내린 3207.18에 거래를 마쳤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9.01포인트(0.29%) 오른 9953.75를 기록했다. 나스닥 지수는 이날 오후 장중 1만2.50까지 치솟으면서, 사상 처음으로 1만 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날 주요 지수는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데 따른 차익 실현 장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증시가 급등 후 숨 고르기에 돌입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루카 파올리니 픽테트 에셋 매니지먼트 수석 전략가는 “전날 같은 랠리 이후에는 차익 실현의 유혹이 따르기 마련”이라면서 “글로벌 경제 전망이 여전히 매우 도전적인 만큼 중립적인 입장에서 잠시 지켜보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봉쇄완화 및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필 머피 미 뉴저지주 주지사는 실내에서 50명, 실외에서 100명까지의 모임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은 자체 지표에서 고용이 빠르게 반등하는 추세를 나타냈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세인트루이스 연은에 따르면 미 고용은 지난 4월 중순에는 1월 대비 약 15% 감소했던 반면, 현재는 8.75%가량 감소로 회복됐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19 감염 확산이 빨라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불안감을 자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존스홉킨스대 통계를 분석한 결과, 미국 12개 이상의 주에서 지난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가가 전주 대비 빠른 속도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경제 재개가 빨랐던 텍사스주에서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다시 사상 최고치로 불어나면서 우려를 키웠다. 이날 텍사스주의 입원 환자는 지난달 5일의 고점(1888명)보다 많은 2056명이었다.
주요국 경제 지표의 부진함 또한 조정 심리를 강화하는 요인이 됐다.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4월 무역 흑자가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돌았다. 수출 역시 24%로 사상 최대 폭 급감했다.
다만 기술주의 탄력적인 상승세는 주요 지수의 반등을 리드했다. 애플과 아마존은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날 애플 주가는 3.1%가량 상승했고, 아마존도 3% 올랐다.
투자자들은 이날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수익률 곡선 제어 혹은 선제 안내(포워드 가이던스) 강화에 나설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연준은 전날에도 메인스트리트대출 프로그램 조건을 완화하는 등 지속적인 경기 부양 의지를 드러냈다.
업종별로는 기술주와 커뮤니케이션이 각각 0.48%, 0.18% 올랐다. 에너지는 3.59%, 산업주는 2.51% 하락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 대비 6.82% 오른 27.57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