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국제통계 사이트 올드오미터의 집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15만44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에서 코로나19에 의한 사망자가 처음 나왔던 지난 2월 29일 이후 약 150여 일 만에 세워진 기록이다. 중국이 지난해 12월 31일 세계보건기구(WHO)에 처음으로 발병을 보고했던 때로부터는 약 7개월이 지난 시점이다.
코로나19는 미국 땅에 상륙한 지 약 반년 만에 제1차 세계대전보다 더 많은 목숨을 앗아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과거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전사자는 약 11만6000명이다. 지난 1월 21일 미국에서 첫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지 불과 6개월이 흐른 가운데, 전쟁 당시보다 3만 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온 셈이다. 베트남전의 미국 전사자는 절반을 훨씬 밑도는 수준인 5만8000여 명이었다.
이날까지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는 각각 1665만1803명, 65만6673명으로 집계됐다. 미국의 확진자가 443만3410명으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브라질(244만3480명) △인도(148만2503명) △러시아(81만8120명) △남아프리카공화국(45만2529명) 순이었다.
미국 내 코로나19 환자와 사망자가 속출하면서 현 정부에 대한 책임론이 다시금 대두되고 있다. 오는 11월 3일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함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처 미흡에 대한 논란이 다시금 커지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발병 초기부터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를 독감처럼 여기라는 주장을 반복하는 등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애써 외면하려 하는 태도를 보였다. 아울러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누그러들자 시기상조라는 보건 전문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각 주에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 완화와 경제 정상화를 압박했다. 최근까지도 코로나19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감염병 억제보다는 경제활동 재개에 무게를 두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전날에도 그는 “많은 주지사가 문을 열지 않은 주들을 개방해야 한다”면서 “위기를 벗어나지 못한 주들이 지침을 엄격히 지킨다면, 아주 빠르게 고비를 넘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100년 만의 최악의 공중보건 위기를 진압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재선을 위한 시간표에 따라 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추세가 다소 주춤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CNN은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의 집계를 인용, 최근 일주일 동안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6만6000명 밑으로 내려가면서 최근 10일 사이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