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 시행이 당장 다음 달로 예고되면서 기존의 전셋집을 보증부 월세로 전환하는 집주인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시장에서는 전셋집 품귀 현상이 심화되면서 가격이 치솟고 있다. 여기에 월세마저 임대료가 상한선까지 오를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30일 국토교통부 통계와 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래미안 힐스테이트' 아파트 전용면적 84.9㎡형이 지난 21일 7억9000만 원에 전세 계약됐다. 동일 면적의 직전 전세 거래인 5월 16일 6억 원에서 1억9000만 원이 오른 것이다.
이 아파트의 보증부 월세는 5월 보증금 2억 원에 월 임대료 100만 원에서, 지난달 보증금 1억 원에 월세 150만 원으로 뛰었다.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동일스위트리버’ 전용 84.9㎡형은 14일 6억5800만 원에 전세 거래됐다. 같은 면적의 직전 거래가(4억4000만 원, 6월 15일 거래)보다 2억1800만 원 치솟은 것이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임대차 3법 시행을 앞두고 집주인이 전셋집을 보증부 월세로 돌리면서 최대한 월세를 올려 받으려는 집주인들의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56주 연속 상승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0.12% 올랐고 3기 신도시 청약대기수요가 있는 경기 하남도 0.88% 급등했다.
업계에서는 임대차 3법 시행으로 전세 물량이 자취를 감추면서 가격이 더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공인중개사 10명 중 7명은 올해 하반기 서울 아파트 전세와 월세 가격이 모두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임대차 3법 시행이 예고되면서 월세로 전환하는 전셋집도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6월 월세 거래는 7만9264건으로 1년 전보다 44.4% 급증했다.
전월세 거래량 18만7784건 중 월세 비중은 42.2%를 차지했다. 전월 대비 1.6%포인트p, 전년 동월 대비 2.8%p 각각 올라간 수치다.
6‧17 부동산 대책 여파로 전세 매물이 귀해진 데 더해 임대차 3법 시행이 다가오면서 집주인들이 월세로 전환하는 경우가 급증한 영향이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임대차 3법의 부작용은 4년치 임대료 인상분이 한 번에 오르고, 보증부 월세 계약이 증가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