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성장 부진이 2분기에도 지속하고 있다. 수출 급감 속에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수출 부진 폭이 하반기에 더 커지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2분기 실질 GDP는 전기 대비 3.2% 감소했다. 앞서 속보 대비 0.1%포인트 상향된 것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2.7% 감소한 수치다.
실질 GDP에 물가를 반영한 명목 GDP는 전기 대비 1.0%,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했다. 특히 전년 대비로는 1998년 4분기 이후 21년6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은은 코로나19로 수출이 부진하면서 명목과 실질 GDP 성장이 타격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2분기 수출은 자동차와 이동전화기 등을 중심으로 전기 대비 16.1% 감소했다.
박성빈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GDP가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은 코로나19 사태가 당시보다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탓"이라며 "특히 국내 경제에 절대 비중인 수출이 큰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수출 악화 가능성에 대해선 “수출이 이미 크게 감소한 상태이기 때문에 더 큰 폭의 감소는 무척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해외 국가들의) 락다운이 확산되더라도 상반기처럼 심하게 되진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고 답했다.
경제활동별로는 농림업(-9.5%)과 제조업(-8.9%)에서 타격이 컸다. 이는 전기 대비 각각 -13.2%포인트, -7.9%포인트 악화된 수준이다. 서비스업의 경우 1.5%포인트 개선된 -0.9%로 집계됐다.
민간소비는 승용차와 가전제품 등을 중심으로 1.5% 증가했고 정부소비 역시 물건비 지출을 중심으로 1.1% 증가했다. 특히 민간소비의 경우 재난지원금,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코로나19 확진자 수 감소세 등이 더해진 효과라고 한은은 전했다.
성장률 기여도 측면에서는 민간 부문이 3.0%포인트 감소하며 2009년 1분기(-1.9%포인트) 이후 가장 큰 폭을 기록했다. 정부 부문 역시 0.3%포인트 감소해 지난해 1분기(-0.4%포인트) 이후 마이너스 전환했다.
GDP디플레이터는 1분기 -0.6%에서 2분기 1.2%로 플러스 전환했다. 6개 분기만이다. 내수 디플레이터는 0.7% 상승했고, 수출 및 수입 디플레이터는 각각 6.4%, 8.8% 하락했다. 수입 디플레이터 하락폭이 수출 하락폭에 비해 더 컸던 점이 GDP디플레이터 상승의 주 요인으로 꼽혔다.
박 부장은 “우리나라는 수출입이 내수에 비해 변동성이 크고 비중 또한 크다”며 “2분기는 원유를 비롯한 수입 원자재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서 교역조건이 좋아졌고, 이 부분이 GDP 디플레이터 상승의 주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총소득(GNI)은 전기 대비 2.2% 감소하며 2008년 4분기(-2.4%)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1인당 GNI의 3만 달러 하회 가능성에 대해 박 부장은 “1월부터 8월 28일까지의 평균 원달러 환율은 1203.6원이었다”며 “남은 넉 달가량 현 수준을 유지한다면 3만 달러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고 밝혔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GDP가 속보치 대비 상향 조정됐다는 건 2분기 성적은 양호했다는 것”이라며 “코로나19 충격 대응 정도를 보려면 전년 대비 수치를 봐야 하는데, 한국(-2.7%)의 경우 OECD 발표 국가 중 최고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전적인 요인은 재난지원금”이라며 “기업의 설비투자나 수출의 경우 여전히 마이너스 요인이지만 재난지원금이 민간소비를 플러스 반전시킨 영향이 주효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