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는 1일(현지시간) 의회에 제출한 ‘중국 군사력에 관한 연례 보고서 2020년판’에서 중국이 보유한 핵탄두 수를 최소 200발로 추산하면서 “향후 10년간 적어도 2배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국방부는 핵전력 향상에 몰두하는 중국의 현 실태를 공개함으로써, 중국이 거부하는 핵군축 교섭에 참여하도록 압력을 가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닛케이는 풀이했다.
국방부 보고서는 “중국은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9년까지 경제와 군사 등 모든 방면에서 세계 1위에 오른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다”며 “핵전력 현대화와 확장은 이를 위한 노력의 일부”라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핵무기 현대화와 관련해 중국은 공중발사탄도미사일(ALBM)을 개발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공중급유 폭격기 H-6N을 최초로 공개했다.
또 보고서는 중국이 여러 분야에서 이미 미국과 비슷하거나 앞선 힘을 자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중국 인민해방군은 세계 최대 해군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인민해방군은 350척의 함선과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지만 미국은 290여 척에 그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사거리가 500~5500km인 지상 배치형 중거리 미사일에 대해서는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합쳐 중국이 1250기 이상을 갖고 있다고 국방부는 추정했다. 미국은 지난해 파기한 러시아와의 중거리핵전력감축협정에서 이런 형태의 미사일 보유를 금지해왔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중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탄두 수는 향후 5년 안에 약 200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중국 ICBM은 다양한 사거리를 갖춘 미사일 100기로 구성돼 있다.
국방부는 중국의 해외 군사거점 확대에도 경계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현재 자리 잡은 아프리카 동부 지부티의 중국 군사기지와 함께 중국이 현재 해외 군사거점 구축을 추진하는 미얀마와 태국, 케냐, 탄자니아, 타지키스탄 등 후보국들을 열거했다.
아울러 미국 국방매체 디펜스뉴스에 따르면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이번 주 하와이와 미국령 괌 등을 방문한 자리에서 “인도와 호주, 일본 등 태평양에서 미국과 같은 생각을 가진 국가들이 중국 억제라는 분명한 목표를 바탕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같은 동맹을 형성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국방부는 한국과 일본에 집중된 미군을 괌으로 재배치해 지금보다 더 남쪽에 전력을 집중하는 내부 논의를 벌이고 있다고 디펜스뉴스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