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해경에 따르면 군은 해경 수사에 필요한 핵심 사안과 관련한 첩보 자료를 제공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하고 제공 범위와 방식을 논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25일 총경급 해경 간부 등이 직접 합참에 방문해 자료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제공 자료는 A씨가 북측에 '월북 진술'을 표명한 정황을 포함해 남북 간 주장이 엇갈리는 쟁점과 관련한 내용으로 관측된다.
군이 이번 사건 파악 과정에서 수집한 첩보는 상당수가 SI(감청 등에 의한 특별취급 정보)로 분류되는 첩보로 알려졌다.
SI의 경우 보안등급이 높은 기밀로 취급돼 수집 방식은 물론 존재 자체도 명확하게 밝히지 않는 것이 관례다. 그러나 이번 사안의 경우 월북 의사 표명 여부에 대한 남북의 발표가 엇갈리는 데다 A 씨 유가족도 월북 징후가 없었다는 이유로 군 당국의 판단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군이 이례적으로 수사기관에 첩보 자료 일부를 제공키로 한 이유다.
군 당국과 정보당국은 북한 통신 신호를 감청한 첩보 등을 근거로 A 씨가 자진 월북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이다.
반면 A 씨의 실종 전 행적을 조사 중인 해경은 자진 월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지만, 관련 정황은 찾지 못해 수사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A 씨의 휴대전화나 유서 등을 발견하지 못했고 선내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2대 모두 고장 나 동선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해경은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 내 공용 PC와 그가 3년간 근무했던 무궁화 13호의 공용 PC에 대해 북한 관련 검색 기록이 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디지털 포렌식을 하고 있다. 이날 디지털 포렌식이 마무리되면 고장 난 무궁화 10호 내 CCTV 2대와 함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할 계획이다.
해경은 앞서 국방부의 발표 내용을 토대로 A씨가 실종됐을 당시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다고 밝혔으나 실제 착용 여부를 다시 확인하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해경 수사는 선박에 있는 A 씨의 휴대전화, PC, CCTV 등으로 제한적"이라며 "군은 감시장비가 있어서 정황증거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