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사진> 한화그룹 회장이 전대미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삼아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립 68주년을 맞이한 한화그룹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계열사별 집합 행사 대신 12일 비대면(언택트) 창립기념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김 회장은 코로나19 사태를 지금껏 경험해본 적 없는 전혀 새로운 위기라고 규정하며 포스트 코로나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김 회장은 “그룹 회장으로서 여러분과 함께 IMF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등 수많은 위기를 겪었다”며 “그러나 삶과 경제의 뿌리를 송두리째 흔드는 코로나 위기는 지금껏 경험해본 적 없는 전혀 새로운 위기”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위기는 우리에게 대전환을 요구하고 있다”며 “대전환의 끝에 승자가 되기 위해 우리는 ‘미래를 예측하는 최선의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라는 신념으로 혁신을 넘어 창조의 역사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회장은 포스트 코로나를 주도하기 위해 변화된 산업지형과 새로운 규칙이 지배할 사업전략과 선도적인 역량을 갖출 것을 당부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 이후의 산업 환경은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탈글로벌화, 비대면 중심 환경, 또 다른 팬데믹(전 세계 유행)에 대비한 비상 경영의 일상화 등 변화된 규칙이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투자와 노력은 포스트 코로나를 선도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며 모두가 움츠러드는 순간에도 우리는 미래를 그려나가며 우리의 모든 경영 활동이 전략에 기반한 창조의 과정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회장은 디지털 기반 인프라와 조직문화로 위기 대응에 민첩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회장은 “오래전부터 디지털 전환 속도를 높일 것을 주문해왔다”며 “착실히 준비해오던 디지털 인프라 구축은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그 효용성을 확인할 수 있었고, 비대면의 일상화가 피할 수 없는 흐름이 된 상황에서 우리는 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업무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디지털 전환을 더욱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김 회장은 금융 부문에는 앞선 금융문화를 창조하기 위한 디지털 혁신의 속도를 높일 것을 요청했다. 제조 부문에는 AI 및 빅데이터를 접목한 스마트 공장 환경 구축을, 서비스 부문에는 디지털 기술로 고객 일상에 한 차원 높은 경험을 제공할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김 회장은 책임을 다하는 투명한 경영과 지속가능성도 생존의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그는 “앞으로의 기업은 경영의 모든 영역에서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지속가능성에 대해 평가받게 될 것”이라며 “글로벌 친환경 시장경제의 리더로서 우리 한화는 그린뉴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태양광 사업과 그린 수소 에너지 솔루션,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 기술 등 환경을 위한 혁신의 움직임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김 회장은 “준비되지 않은 자에게 위기는 혼란을 야기하지만, 준비된 자에게 위기는 미래를 창조하는 촉매가 된다”며 “코로나 사태로 촉발된 위기는 예고 없이 우리 앞에 다가왔지만, 그 해결의 방법은 이미 한화의 역사를 통해 다져진 혁신의 저력으로 우리 안에 준비된 것이며 이번 위기 역시 대전환의 동력으로 삼아 100년 그 이상의 기업 한화를 함께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한편, 한화그룹은 이날 창립기념식에서 사내방송을 통해 기념사를 발표하고, 각 계열사는 소규모의 사업부 또는 팀 단위로 장기근속자 포상 행사를 진행했다.
한화그룹은 창립 기념 릴레이 사회공헌활동도 이어간다. 각 계열사 사업장을 중심으로 비대면과 대면 사회공헌활동을 적절히 조합해 거리두기로 더욱 어려울 수 있는 지역사회와 함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