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치킨게임, 끝이 온다

입력 2008-11-25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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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시황 매우 우울, 가격회복 빨라야 하반기에나 가능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 침체와 가격 하락으로 국내 IT업계의 수출 주력제품인 반도체와 LCD 모두 빨간 불이 켜졌다.

세계 경쟁업체들이 대규모 적자에 허덕이는 상황에서도 지난 분기까지 영업흑자를 기록했지만 적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경기침체 폭과 범위가 예상보다 클 전망이어서 내년 하반기 이후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던 반도체 가격 상승 반전도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로 1Gb DDR2 D램의 4분기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3분기보다 40% 가까이 떨어졌고 16Gb 멀티 레벨 셀 낸드플래시는 30% 이상 하락했다.

LCD 역시 4분기 들어 TV용 81cm 제품이 11%, 모니터용 48cm 제품은 21% 넘게 떨어졌다.

심각성은 가격 하락이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대만 D램 업체들의 웨이퍼 투입량 축소의 효과는 내년 1월 정도에 나타날 전망이어서 가격 약세 흐름은 최소 12월까지는 지속될 전망이다.

낸드 제품 가격 역시 약보합세가 지속되고 있다. 대부분의 낸드 유통업체들이 수요 부진에 따른 재고 축적 의지를 상실한 상태여서 실질 수요 이외에는 추가적인 수요가 없는 상태다.

실수요 역시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어서 하이닉스 등이 생산량을 축소시키고 있지만 그 효과는 미미한 상태이다.

LCD 패널 가격은 전 제품에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업체들의 급격한 가동률 하향 조정에도 불구하고, 수요의 급격한 둔화로 가격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LCD 업체들의 공급 축소 속도가 수요 감소 속도에 미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당분간 가격 약세는 불가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전북대 반도체기술공학과 윤창주 교수는 "실물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내년 반도체 수요가 올해 수준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윤 교수는 "2010년에나 본격적인 가격 반등이 일어날 것"이라며, "업체가 그때까지 버티더라도 상당한 손실을 안고 시작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진단한다.

윤창주 교수는 "신기술 개발과 함께 빠른 업종 전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반도체 호황기가 와도 이득이 거의 없는 산업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지수 팀장은 현재의 반도체 시장을 가리켜 "치킨게임의 끝이 다가온다"고 표현한다.

김 팀장은 "현시점에서 반도체 가격 반등의 유일한 방안은 공급 조정뿐인데 이것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내년 상반기 수요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김 팀장은 또 "큰 손실을 기록중인 반도체 후발업체 2~3개가 시장을 떠나면 15~20%의 공급 감소 효과가 발생하고 가격은 반등할 것"이라며, "그 시점은 아마 내년 하반기 이후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김 팀장은 또 "최악의 경우 정부지원 등으로 후발업체가 끝까지 버틸 경우 반도체 산업 회복이 2010년 이후로 미뤄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업계 역시 내년 반도체 가격 하락폭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까지 추가적인 가격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시장 상황이 워낙 불확실해서 내년 사업계획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한국반도체산업협회 관계자는 "현재 가격은 많이 하락한 상태로 4분기 바닥을 형성한 후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며 "내년 2분기부터 본격적인 성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편 한국투자증권 노근창 애널리스트는 24일 보고서를 통해 "수요 감소로 실적 악화가 예상되는 IT, H/W산업에 대해 중립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노근창 애널리스트는 "수요 감소를 반영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내년 순이익을 각각 15.1%, 32.3% 하향하며, 6개월 목표주가도 각각 6.6%, 17.3% 하향한 57만원과 9만1000원으로 낮춘다"고 밝혔다.

또 노근창 애널리스트는 내년 휴대폰 수요는 2001년 이후 처음으로 정체되고 출하액은 12.1%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TV와 PC 출하액 역시 각각 3.1%와 5.1%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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