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세계 식품가격지수는 107.5로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수는 7개월 연속 상승했고, 5월 이후 18%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곡물가격지수는 115.7로 전월 대비 1.1% 상승했으며 6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밀 수출 가격이 수출 업체의 공급 긴축과 러시아의 출하량 감소분이 반영돼 상승한 영향이 컸다. 밀과 옥수수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6%, 7.6% 올랐고, 쌀 역시 8.6% 상승했다.
이밖에 낙농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3.2% 상승했고, 육류가격지수는 1.7% 상승하는 등 주요 지수는 일제히 올랐다.
FAO는 올해도 이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전 세계는 악천후와 이에 따른 각국 정부의 농업 보호 조치가 더해지면서 옥수수와 콩, 팜유 등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기 부진으로 굶주림이 확산하면서 상황은 악화하고 있다. 또 식량 가격 상승은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위험이 있어 각국 중앙은행의 추가 경기부양책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FAO는 특히 제한된 사회 안전망과 구매력을 가진 최빈국들 사이에서 식량 안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압돌레자 압바시안 FAO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여러 요소가 세계 식량 가격을 상승시키고 있다”며 “식량 인플레는 이제 현실이고, 소득은 줄어들면서 엄청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지역의 경제회복세는 단기적으로는 기후 변화 리스크와 곡물 공급의 제약으로 인해 식품 수요를 부추길 수 있다”며 경기 회복이 하나의 가격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네덜란드 라보방크에 따르면 올해 기상 악화와 경기 회복을 위한 정부의 개입, 대(對)중국 수출 호조 등이 농산물 가격을 더 높일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전 세계적으로 기아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식량 가격은 가계 예산에 압력을 줄 것”이라며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가계엔 안 좋은 소식이며, 지역 갈등과 기후 악화로 세계 식량 안보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