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조선 3사(현대중공업그룹ㆍ대우조선해양ㆍ삼성중공업)가 연초부터 수주 낭보를 울리고 있다.
경기가 살아날 움직임이 보이자 선주들이 일찌감치 발주를 재개한 데 따른 결과다.
환경 규제 대응에 따른 노후선 교체 수요가 견고한 만큼 조선사들의 수주 행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1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이날까지 선박 22척(19억 달러)을 수주했다. 작년에는 2월 말까지 12척을 수주한 것과 비교했을 때 수주량이 대폭 늘었다.
삼성중공업은 현재까지 5척(6억 달러)을 수주했다. 지난해에는 2월 말이 돼서야 3척 건조계약을 체결했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달 내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 추진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10척 수주가 유력하다. 지난달에는 9만1000㎥급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2척을 수주한 바 있다.
조선사들이 연초부터 수주를 연이어 따내는 것은 경기 흐름과 연관 있다.
글로벌 경기가 최근 들어 회복세를 보이자 선주들이 그동안 미뤘던 주문을 올해 초부터 재개한 것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작년 초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로 선박 발주 시장이 얼어붙었다”라며 “올해는 연초부터 유가가 반등하는 등 경기 회복 시그널이 보이자 선주들이 이른 시기에 발주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선 3사는 기세를 몰아 올해 수주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조선해양의 올해 수주 목표액은 전년 실적 대비 48% 오른 149억 달러이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목표액은 전년 수주액 대비 각각 37%, 43% 높은 77억 달러, 78억 달러이다.
조선사들이 목표를 이룰 가능성은 크다. 선주들이 강화되고 있는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서 낡은 선박을 교체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은 내년부터 온실가스 배출량 거래제도(ETS)에 해운업종을 포함하기로 했다.
조치가 이뤄지면 내년 이후 EU 회원국이 관활하는 항만에 기항하는 5000톤 이상의 모든 선박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크게 줄어야 한다.
노후선들의 운항 속도 감속을 골자로 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기존 선박 연비지수(EEXI) 규제는 2023년 시행될 예정이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선박 발주량 전망치는 전년 대비 57% 이상 늘어난 3000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이다. 우리나라 수주량은 22% 증가한 1000만CGT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경제연구소 양종서 선임연구원은 “강화된 환경규제 조치들은 이전에 발효된 규제에 비해 더욱 강경한 조치를 예고하고 있다”라며 “이는 실질적인 (선박) 교체압력으로 작용하기에 충분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