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에 역대급 훈풍이 불고 있다. 공모가 산정 단계부터 기관투자자 참여가 치열해지면서 신규 상장한 기업 모두 희망밴드 상단에서 공모가를 확정했다. 투자자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2조 원에 가까운 공모자금이 증시로 유입됐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총 25개 기업(스팩 상장, 재상장 제외) 증시에 입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 3개, 코스닥 22개 기업이 새롭게 상장했다. 이날까지 증시에 유입된 공모자금만 2조8608억 원(스팩 포함)에 달한다. 3월로 한정하면, 1조8148억 원 규모의 공모자금이 유입됐다. 이는 20101년 3월 이후 11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기관투자자들도 신규 상장기업에 후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25개 기업 모두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에서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IPO 대어’로 꼽혔던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1,275대 1을 기록하기도 했다.
실제 25개 기업 모두 희망밴드 상단 수준에서 공모가를 확정했다. 이 중 16개 기업은 희망밴드 상단을 뛰어넘는 가격으로 증시에 입성했다. 가장 최근 상장한 엔시스는 희망 공모가 밴드(1만3000~1만6500원) 상단을 뛰어넘는 1만90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공모가 몸집이 커졌지만, 상장 당일에도 투자 열기가 이어졌다. 25개 기업 중 22개 기업이 상장 당일, 공모가를 웃도는 시초가를 기록했다. 엔비티, 선진뷰티사이언스, 모비릭스, 핑거, 솔루엠, 레인보우로보틱스, 아이퀘스트, 오로스테크놀로지, 유일에너테크, 네오이뮨텍, SK바이오사이언스, 라이프시맨틱스, 자이언트스텝, 엔시스 등 14개 기업의 시초가는 공모가 대비 2배에서 형성돼 거래가 시작됐다.
‘따상’으로 직행한 새내기주도 다수였다. 선진뷰티사이언스, 모비릭스, 레인보우로보틱스, 오로스테크놀로지, SK바이오사이언스, 자이언트스텝 등 6개 기업은 상장 당일 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에서 형성된 후 곧바로 상한가를 찍었다.
다만 씨앤투스성진,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등 3개 기업은 상장 당일, 공모가를 밑도는 수준에서 거래됐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피비파마로 상장하면서 투자자들의 혼란을 키우기도 했다.
2분기 전망도 우호적이다. 아직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 공모시장으로 흘러갈 자금이 넉넉하다는 분석에서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IPO 시장의 예상 공모금액은 1500억~1700억 원 수준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며 “공모금액 기준으로는 과거 2017년 이후 4 년 만에 양호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