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ㆍ외 주요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평가기관 간 평가등급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국내ㆍ외 ESG 평가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공개하고 이런 현상에 대한 개선책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앞서 전경련은 매출액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국내ㆍ외 ESG 평가기관의 ESG 등급을 분석했다. 비교 기관은 △모건스탠리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레피니티브(옛 슨로이터)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등이다.
세 기관 모두가 등급(점수)을 제공하는 55개 기업의 평균 등급 격차는 1.4단계로 조사됐다. 3단계 이상 차이가 나는 기업도 22개로 40%에 달했다.
글로벌 기업에 대한 평가결과 차이가 컸다. 세계 1위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ESG 상장지수펀드(ETF)를 구성하는 217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MSCI와 레피니티브 간 평균 등급 차이는 1.0단계로 나타났다.
3단계 이상 격차를 보인 기업은 17개, 2단계 차이는 28개였다.
전경련은 보고서에서 기관마다 평가 결과가 다른 이유로 평가 항목과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분야별 평가 항목을 보면 체계나 내용이 차이를 보였다는 것이다.
특히 환경(E) 평가의 경우 체계 자체가 다르다고 지적했다.
MSCI의 평가 항목은 기후변화, 천연자원, 오염ㆍ폐기물, 환경적 기회 등이다. KCGS 평가 항목은 환경전략, 환경조직, 환경경영, 환경성과, 이해관계자 대응으로 구성돼 있다. 레피니티브는 자원사용, 배출, 제품혁신이다.
전경련은 "가점과 감점(부정적 이슈 발생) 방식을 적용하는 틀은 유사하지만, 세부적인 점수 산정, 가중치 부여 등에서 차이가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또 전문가 의견을 인용하면서 "해외 ESG 평가기관의 경우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꼬집었다.
이어 "각 기관이 ESG 평가 결과를 제공하거나 활용하는 곳 등에 차이가 있는 만큼 각 기업이 왜 ESG를 추구하는지, 투자 유치인지, 연기금 대응인지 등 구체적인 방향을 정해 벤치마크지표를 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기업들이 ESG를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나 공유가치 창출(CSV)과 혼동하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전경련은 "한국 기업에 대한 피드백이나 커뮤니케이션 없이 공개되는 데이터 등에만 의존해 등급이 산정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라며 "전경련 같은 제3의 기관이 기업설명 차원에서 기업의 ESG 활동을 보다 적극적으로 글로벌 평가기관 등에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