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빌 게이츠·버핏, 차세대 원자로 건설...“게임체인저 될 것”

와이오밍주에 첫 나트륨 원전 세울 계획
345MW 규모로 소듐냉각고속로(SFR) 방식
기존 원전보다 핵폐기물 덜 나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2일(현지시간) 와이오밍주가 주최한 화상회의에 참석해 새 나트륨 원전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와이오밍/AP연합뉴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와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손잡고 ‘친환경’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한다.

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게이츠와 버핏은 첫 ‘나트륨’ 원자력발전소 건설 부지로 미국 서부 와이오밍주의 폐쇄 석탄 공장 부지를 낙점했다.

게이츠는 이날 마크 고든 와이오밍주 주지사가 주재한 화상회의에 참석해 “원전기업 ‘테라파워’와 버핏 소유의 전력회사 ‘퍼시피코프’가 와이오밍주에 나트륨을 이용한 핵 발전소를 건설한다”면서 “정확한 부지는 연말 공개 예정”이라고 밝혔다.

테라파워는 게이츠가 에너지 분야에 관심을 두고 15년 전 설립했다. 이번 원전 건설에는 10억 달러(약 1조1000억 원)가 투입될 예정이다. 작년 미 에너지부는 테라파워에 나트륨 기술 자금으로 8000만 달러를 지원했다.

게이츠가 밝힌 ‘나트륨’ 원자로는 345메가와트(MW) 규모이나 전력 수요가 최고일 때 500MW를 생산할 수 있다. 새 발전소는 약 25만 가구가 쓰기에 충분한 전력을 생산한다. 수소연료전지에 들어갈 수소도 생산할 예정이다.

기존 경수로나 중수로와 다른 소듐냉각고속로(SFR) 방식이다. 고속 중성자를 이용해 핵분열을 일으키고 이때 발생하는 열을 액체 나트륨으로 냉각시켜 만들어진 증기로 전기를 생산한다. 크리스 레베스크 테라파워 최고경영자(CEO)는 “나트륨 원전은 기존 원전보다 핵폐기물이 3분의 2 더 적게 나온다”고 말했다.

반면 전통적 방식보다 위험이 더 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기존 원자로보다 더 높은 수준의 연료 농축이 필요해 핵무기를 노리는 세력의 타깃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게이츠는 “나트륨이 에너지 산업에서 ‘게임체인저(game-changer)’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그는 2월 전 세계에서 동시 출간된 책 ‘빌 게이츠,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에서 “원자력이 자동차나 화석연료보다 훨씬 적은 수의 사람을 죽인다”며 “원전 문제를 분석한 뒤 혁신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최대 석탄 생산지인 와이오밍주를 건설 부지로 선택한 데 대해 게이츠는 “와이오밍주는 한 세기 넘게 에너지에서 선두주자였다”며 “나트륨 원전 투자로 향후 수십 년 와이오밍이 선두를 유지할 것으로 믿는다”고 설명했다.

고든 와이오밍주 주지사도 “탄소 제로로 가는 가장 빠르고 분명한 길”이라며 “원전은 최우선 전략”이라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