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인프라 사업이 국내 석유화학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인프라 예산 규모가 1조 달러(한화 약 1170조 원)에 육박하는 대규모 사업인 만큼 관련 제품 수요도 늘어날 수 있어서다.
18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석유화학 업계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인프라 사업이 실적 개선을 견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PVC(염화비닐수지), BPA(비스페놀A) 등 건설 관련 제품들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인프라 사업이 본격화할 경우 PVC의 수요 증가도 기대해볼 수 있다. PVC는 플라스틱의 일종으로 파이프, 전선, 건축재료 등 건축자재에 주로 쓰이는 범용제품이다. 건설용 파이프에 주로 사용되는 만큼 인프라 사업으로 인한 건설 수요 증가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국내에서 PVC 파이프를 주로 생산하는 곳은 LG화학과 한화솔루션이다. 인프라 사업으로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에폭시의 원료가 되는 BPA도 수혜 품목으로 꼽힌다. 에폭시의 주요 전방산업이 선박ㆍ토목ㆍ건축용이어서다. 일명 ‘스티로폼’으로 불리는 EPS(발포 폴리스틸렌)도 단열성능이 뛰어나고 가격도 합리적이어서 건설 현장에서 널리 사용하고 있다.
BPA는 국내에서 금호피앤비화학, LG화학, 삼양이노켐 등이 생산하며 EPS는 금호석유화학, LG화학, 롯데케미칼 등이 생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프라 사업에 따라 건설 경기가 회복된다면 PVC 관련 수요도 늘어 호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라면서 “중국의 경우에도 건설 경기가 살아나면서 PVC 매출이 늘었는데 미국 인프라 사업도 비슷한 선상에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PVC의 경우 건설 수요가 70%를 차지하고 있어 인프라 투자 집행 등 건설 경기 회복에 영향을 받는다. 6월에는 우즈베키스탄의 주택건설 경기가 활성화되면서 PVC 필름의 수요가 증가했다.
아직 구체적으로 진행된 사안이 없는 만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도 있다.
다른 관계자는 “미국에서 한국 제품을 얼마나 쓸 건지 구체화하지 않았고 얼마만큼, 어느 물량을 공급할지도 미지수인 상태”라면서 “미국 내에도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이 있는 만큼 한국 석화업계에 얼마만큼 이익이 돌아올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한편 대한석유화학협회 관계자는 “한국 석유화학 산업 구조 절반은 수출이 차지하는 만큼 바이든 정부의 인프라 사업은 호재”라면서 “관련 제품의 수요 증가로 석화업계가 하반기에도 견조한 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 의회 상원은 바이든 대통령의 인프라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남아있는 하원도 민주당이 과반을 차지하는 만큼 통과 자체에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이번 1조 달러 인프라 예산은 도로, 교량, 철도, 대중교통, 공항 등 건설을 중심으로 지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