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전 세계 농업 타격...신흥국 연간 12조 원 피해

입력 2021-09-06 14:01 수정 2021-09-06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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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8년 신흥국 농축산업 피해액 총 125조 원
상반기 세계 자연재해 보험 지급액 동일본 대지진 이후 최고
하반기 태풍, 폭우 예보에 피해 확산 우려

▲코스타리카 카르타고에서 지난달 31일 한 농부가 양파를 수확하고 있다. 카르타고/EPA연합뉴스
▲코스타리카 카르타고에서 지난달 31일 한 농부가 양파를 수확하고 있다. 카르타고/EPA연합뉴스
폭염과 한파, 폭우 등 예측 불가능한 기후변화에 전 세계 농업이 타격을 입고 있다. 신흥국에서만 연간 12조 원가량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자료를 인용해 2008~2018년 사이 재해로 인한 신흥국 농축산업의 경제적 손실은 1080억 달러(약 125조 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연간으로는 12조 원 넘는 피해가 발생한 규모다.

보험중개업체 이온그룹에 따르면 올 상반기 재해로 인한 전 세계 농축산업 보험금 지급액은 420억 달러로 집계됐다. 상반기 기준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했던 2011년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로, 이대로라면 연간 최고액을 기록했던 2012년과 2015년을 웃돌 것이라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올해 들어 기후변화 피해는 예측하기 어려울 만큼 확산하고 있다. 2월 미국 남부에선 100년 만의 한파로 채소와 과일 농가가 피해를 봤고 5월 인도에선 12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형 사이클론이 발생해 극심한 작물 피해를 봤다. 하반기 들어서도 7월 브라질 남부 지역이 기록적인 한파를 겪는 등 농업 피해는 이어지고 있다.

특히 많은 국가가 하반기 여름철을 보내면서 태풍과 폭우를 중심으로 한 피해 규모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전 세계 태풍 피해액은 920억 달러로 2000년부터 20년간의 평균치를 30% 웃돌았는데 올해 이를 넘을 가능성이 있다.

이웃 일본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일본 농림수산성은 일본 내 농림수산 관련 피해액이 증가 추세에 있으며 7~8월 전국에서 기록적인 호우와 이상 기후에 따른 대규모 피해가 발생했다고 경고했다. 일본 정부는 자국 내 대비와 더불어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와 협력해 개발도상국을 위한 콜드체인을 비롯한 공급망 강화도 모색 중이다.

최근엔 향후 20년 이내에 지구 온도가 1.5도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이런 피해가 계속될 전망이다. 일본 국립환경연구소의 마스토미 유지 연구원은 “기온 상승과 쌀 재배 간 관계를 추산해보면 2010년대보다 2040년대에 기온이 2.7도 상승하면 불량 쌀은 2배로 늘어날 것”이라며 “해안을 중심으로 전국적인 피해가 나올 것이고 쌀 출하 감소로 일본은 연간 4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닛케이는 “급속한 도시 개발에 따라 자연재해에 취약한 지역이 확산하고 있다”며 “태풍 다발 시기를 맞고 있어 하반기에도 자연재해 손해보험 금액은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만큼 전 세계 식품 가격이 계속 상승 압박을 받으면서 인플레이션이나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더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집계한 8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27.4포인트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3%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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