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국면 대전환 맞나...확진자 급감에 ‘먹는’ 치료제까지

입력 2021-10-12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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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크, 임상 결과 발표 10일 만에 FDA에 긴급사용 승인 신청
집에서 복용, 가격도 저렴...코로나 대응 이정표 평가
미국서 2주간 신규 확진자 22% 감소
일본 도쿄, 1년 4개월 만에 신규 확진자 50명 밑돌아

▲미국 제약사 머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제약사 머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로이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이 대전환을 맞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치료제 관련 ‘낭보’가 쏟아지고 있다. 머크(Merck, MSD)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먹는’ 코로나19 치료제의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했다.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도 개발 중인 코로나19 항체 치료제가 중증화 및 사망 위험을 절반으로 낮춘다는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최근 주요국 신규 확진자가 큰 폭으로 감소한 가운데 치료제까지 상용화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약 2년 만에 코로나19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머크는 이날 성명을 통해 “경구용 치료제 ‘몰누피라비르(molnupiravir)’의 긴급사용을 승인해달라고 FDA에 신청했다”고 밝혔다. 지난 1일 해당 치료제의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한 지 10일 만이다. 임상시험 결과, 몰누피라비르는 코로나19 환자의 입원 가능성을 절반으로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FDA는 몰누피라비르의 안전성과 유효성 관련 데이터 검토를 거쳐 몇 주 내 승인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FDA의 긴급사용 승인이 내려지면 처음으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가 등장하게 된다. 집에서 캡슐 4개를 하루 두 번씩 닷새간 총 40개를 먹는 방식이다. 한 명분 가격은 700달러(약 84만 원) 정도다. 미국 연방정부는 이미 머크와 170만 명분에 대한 사전구매 계약을 맺었다. 머크는 올해 말까지 1000만 명분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어린이 백신 접종과 함께 치료제를 코로나19 사태의 ‘게임체인저’로 지목해왔다. 그만큼 몰누피라비르의 연내 상용화는 코로나19 대응의 중대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집에서 편리하게 복용할 수 있는 데다가 주사 방식의 ‘렘데시비르’보다 33%가량 저렴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을 진정시키고 중증화를 막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세계보건기구(WHO) 보건긴급프로그램 책임자인 마이크 라이언 박사는 “머크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는 일종의 ‘성배(Holy grail)’”라고 표현했다. 성배는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사용했던 술잔으로 기적의 힘을 지닌 것으로 묘사된다.

이날 아스트라제네카(AZ)도 개발 중인 코로나19 항체치료제 후보물질인 ‘AZD7442’가 중증화 및 사망 위험을 절반으로 낮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AZ는 13개국에서 성인 822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한 결과, 확진 후 7일 이내 AZD7442를 맞춘 407명 중 증상이 악화한 사람은 18명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가짜 약을 주입한 415명 가운데 37명의 증상이 악화한 것과 대조된다. 접종 시기를 5일 이내로 앞당길 경우 중증화 위험도는 67%까지 감소했다.

AZ는 이미 FDA에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한 상태다. 사용 승인을 받을 경우 예방과 치료 효과를 모두 지닌 첫 약품이 될 전망이다.

▲인구 100만 명 당 일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 추이. 빨간선-미국/초록선-일본/회색선-전 세계. 출처 아워월드인데이터
▲인구 100만 명 당 일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 추이. 빨간선-미국/초록선-일본/회색선-전 세계. 출처 아워월드인데이터
백신 접종 영향으로 주요국에서 최근 확진자 수가 급감한 가운데 치료제 상용화까지 급물살을 탄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존스홉킨스대학 데이터를 자체 분석한 결과, 미국에서 지난 2주간 신규 확진자가 2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최악은 끝났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FDA 국장 출신인 스콧 고틀립 화이자 이사는 “아마도 델타 변이 확산이 미국 내 코로나19의 마지막 대유행이 아닐까 싶다”고 전망했다.

일본 확산세도 점차 수그러드는 분위기다. NHK에 따르면 도쿄의 이날 신규 확진자 수는 49명으로 집계됐다. 6월 25일 이후 약 1년 4개월 만에 하루 확진자 수가 50명을 밑돌았다. 일본 전체 신규 확진자 수도 369명을 기록, 올해 들어 가장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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