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5일 기준금리를 연 1%로 인상했다. 이로써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된 ‘제로(0)’ 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게 됐다.
이투데이가 PB 3명에게 기준금리 인상 이후 시장 흐름에 대한 의견을 구한 결과, 전문가들은 ‘빚투(빚내서 투자)’로 주식시장을 이끌어온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될 것이라면서도, 오히려 외국인 수급은 개선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동의 NH투자증권 골드넛WM센터 부장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까지 더해져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김 부장은 “유동성이 늘어나고 여윳돈이 생겨야 주식 등에 투자를 하는데, 대출 규제에 금리까지 오르면 증시에는 부정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코스피지수는 2950~3000선이면 많은 증권사들이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정도로 본다”며 “여기서 (주가가) 더 빠지지는 않겠다”고 덧붙였다.
기준금리 인상이 외국인 수급 환경에는 우호적일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정세호 한국투자증권 GWM센터 PB팀장은 “최근 원화 약세도 진정되고, 외국인들의 코스피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다”며 “외국인이 돌아올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말까지 대주주 양도세 회피 물량으로 강한 상승장은 어렵겠지만, 3000선 위로 올라오려는 시도가 계속되면서 지수도 안정을 찾을 것이란 설명이다.
또한 정 팀장은 “심리적 영향은 줄 수 있어도 금통위 이후 한은의 방향성이 중요하다”며 “물가상승률이 추가적으로 급등하긴 어렵다고 본다. 오히려 경기 둔화 우려가 일정 부분 있고,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인한 후유증 때문에 속도 조절을 할 여지가 크다”고 부연했다.
채권시장은 기준금리 인상 이후 안정세로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기준금리 움직임에 연동되는 단기금리는 이미 11월뿐만 아니라 1월의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선반영해 급등했다는 분석이다.
정세호 팀장은 “채권시장에서 단기금리는 11월뿐만 아니라 1월 인상 가능성까지 받아들이면서 과하게 선반영됐다”며 “한은이 이번에 기준금리 인상의 속도 조절을 얘기한다면 금리 추이는 빠르게 안정을 찾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금리 인상 이후 불거질 수 있는 한계기업 문제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아직 먼 얘기”라고 일축했다.
정 팀장은 “아직까지도 코로나19 이전(1.75% 수준)과 비교하면 1% 가까이 기준금리가 낮은 상황”이라며 “기업들의 채권 발행에 부담을 주는 건 맞지만 한계기업 우려가 커질 때는 아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는 지금을 추가 매수 시점으로 보고 있다.
정화삼 신한PWM 강남파이낸스센터 센터장은 “경기가 정상화하면 그동안 쏠림이 나타났던 업종이나 비트코인보다는 전통 자산이나 성장하는 산업인 메가테크, 플랫폼 기업들이 선진국 시장에서 기회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센터장은 “금리가 정상화하고, 시장의 변동성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는 오히려 실적을 바탕으로 한, 그리고 최근 더 큰 조정이 있었던 대형주가 안정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며 “연말까지는 조금 더 지켜보면서 적절하게 대형주로 분할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