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약 55만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내년 1분기 손실보상금 500만 원을 우선 지급하겠다고 31일 밝혔다.
그동안 자영업자들이 요구해온 이른바 ‘선(先)지급 후(後)정산’으로, 내년 설 전에 대출 방식으로 우선 지급되며 나중에 확정되는 손실보상금으로 대출 금액을 차감하는 방식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2주 연장 조치에 따른 자영업자 소상공인의 부담을 줄이기 위함이다.
이날 오전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장관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손실보상 선(先)지급 금융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신청 대상자는 약 54만7000개사로, 방역 조치를 이행한 소상공인ㆍ소기업이어야 하며, 2021년 3분기 신속보상 대상자 약 70만 개사 중 12월 영업시간 제한 조치를 받아 매출이 감소한 것이 확인돼야 한다.
이은청 중기부 소상공인 코로나19 회복지원단장은 “지금 선정된 54만7000개 업체는 3분기 손실 보상을 받음과 동시에 12월부터 영업시간 제한을 받았기 때문에 굉장히 높은 확률로 4분기와 내년 1분기에 손실보상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선지급 대상으로 우선 선정했다”고 말했다.
업체당 지급되는 500만 원은 이미 손실이 발생 중인 2021년 4분기와 곧 손실이 발생하는 2022년 1분기에 대한 손실 보상금이다.
정부는 내년 1월 중 해당 업체가 선 지급금을 신청하면 설 연휴 전인 28일까지 실제 입금이 되도록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대출 과정에서 신용 등급 등에 대한 별도 심사를 하지 않고, 대상 여부만 확인되면 신속히 대출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은청 단장은 “추후 자세한 신청 절차를 안내하겠다”며 “신청은 온라인을 통해서 이뤄지고, 신청 후 아주 간편한 약정 절차 같은 것들을 거쳐서 신청 뒤 2~3일 정도 안에 지급될 수 있도록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출금은 이후 과세 자료를 기반으로 산정된 손실보상금으로 상환된다. 보상금으로 상환되는 대출금에는 무이자가 적용되며, 보상금을 초과해 대출로 남아있는 차액에 대해서는 1% 초저금리를 적용하고, 최대 5년간 상환 기간을 뒀다.
한편 자영업자 단체는 “선지급 후지급 방식의 손실보상 지원에는 환영한다”면서도 거리두기 2주 연장 조치에는 “실망스럽다”며 반발했다.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는 논평을 통해 “확진자 수가 감소세로 돌아선 상황에서 일말의 기대를 했으나 또다시 물거품이 돼 깊이 실망한다”면서도 “손실보상과 관련한 그간의 정부 대처에서 전환을 이룬 것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자영업자 단체인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코자총)은 손실보상 선지급 방식에 대해 “환영할 만한 일”이라면서도 “영업할 수 있는 영업권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다. 정부는 거리두기 조치로 인한 손실을 100% 보상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자총은 현재 ‘성난 자영업자들’ 사이트를 통해 집단 소송에 참여할 자영업자를 모집하고, 집단 휴업ㆍ집회 등을 고려하는 등 단체 행동을 준비하고 있다.
민상헌 코자총 회장은 “정부에 여러 번 의사를 표현했음에도 변화가 이뤄지지 않아 매우 실망스럽다”며 “정부가 방역 정책을 전환하고 진정성 있는 보상을 할 때까지 다양한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