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로] 스포츠정신과 거리가 먼 중국의 오만과 편견

입력 2022-02-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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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집 한성대학교 기업경영트랙 교수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은 시작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올림픽 개막 전부터 외교적 이슈로 인해 미국 행정부가 보이콧을 선언하자 영국, 독일, 일본, 캐나다 등이 이에 동참했다. 스스로 대국(大國)임을 자처하는 중국은 주요 국가가 인권 침해 및 탄압 이슈를 제기하자 맞대응을 선언, 올림픽 시작부터 파열음을 냈다.

올림픽 개최지로 베이징이 선정될 때부터 이어졌던 잡음은 외교적 이슈와 맞물리며 올림픽을 준비하는 국가대표 선수들에게도 중국의 텃세는 곧 현실이 될 것이라는 시그널이 전해졌다. 중국 관영매체는 중국의 금메달에 견제가 되는 국가와 선수를 향해 온라인에서 융단 폭격을 가했다. 당연히 중국의 1순위 타깃은 대한민국이 되었다.

쇼트트랙 종목에서 지속적으로 불공정한 심판 판정이 도마 위에 올랐음에도 중국 언론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심판 판정은 매우 정확했다’는 결론을 내린 후 이의를 제기하는 우리 국가대표 선수들을 향해 조롱과 비난을 쏟아냈다. 중국의 포털과 SNS에서는 연일 한국 쇼트트랙 군단의 몰락과 탈락이라는 자극적인 기사를 전달하고 있다.

이번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종목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중국의 런쯔웨이는 과거 한 방송에 출연, 4년 전 평창 올림픽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한국 국가대표팀이 넘어졌을 때라는 희대의 망언을 남기기도 했다. 중국의 자국우선주의는 외교 영역을 넘어 스포츠까지 확장되고 있다.

스포츠에 임하는 선수와 심판은 늘 스포츠정신을 입에 달고 산다. 스포츠정신의 핵심은 상대에 대한 존중과 예의 그리고 공정성과 도덕적 태도에 있다. 올림픽, 월드컵 등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를 유치하기 위해 각국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이유는 해당 이벤트를 통해 자국의 품격과 위상을 전 세계에 홍보, 각인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중국은 이번 올림픽을 통해 글로벌 국가의 품격과 위상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심판 판정 이슈는 차치하더라도 해외 취재진의 이동 수단을 제대로 준비하지 않아 원성을 사고 있다. 예컨대, 빙상 종목은 베이징에서 열면서 설상 종목은 베이징에서 먼 장저커우에서 진행하는 등 취재진의 큰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참고로, 평창 올림픽이 끝난 후 4년 뒤 베이징에서 올림픽이 개최된다고 했을 때 우려를 보낸 이들이 적지 않았다. 중국의 홈 텃세는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평창 올림픽에서 실격 처리를 받을 때마다 중국은 4년 후 베이징에서 두고보자는 각오와 의지를 공공연하게 드러냈다. 개막식부터 대놓고 문화공정을 드러낸 이유이다.

중국은 올림픽 유치 기념 홍보 영상에서 한복을 입은 무용수들을 등장시켰고, 중국의 인터넷 포털 바이두는 한복의 기원이 자신들의 문화에서 유래하였다고 기록하며 적극적으로 문화 찬탈을 시도하고 있다. 중국의 편파판정과 문화 찬탈 행태에 대해 불쾌함을 토로하는 국내 연예인들의 SNS에 몰려가 집단 공격을 퍼붓는 방식도 여전하다.

중국이 외교, 역사, 문화에서 통제를 가하는 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중국은 문화 전반에 대해서 현재도 엄격한 규제를 가하고 있다. 심지어 온라인 게임의 사소한 그래픽 표현조차 당국 허가를 받아야 한다. 중국 정부의 규제조항을 살펴보면 자국의 정책을 위반하는 모든 것은 금지한다는 식이다. 쉽게 말해, 반기를 들지 말라는 뜻이다.

그래서일까. 주한 중국 대사관이 최근 직접 입장문을 국내 언론에 배포하며 반중 정서를 부추기지 말라고 항의했다. 즉, 반기를 들지 말라는 황당한 경고를 보낸 것이다. 문화공정 등의 표현으로 반중 정서를 유발한다며 국내 언론을 향해 중국 대사관이 항의하는데도 불구하고 우리 외교부는 이에 대해 적절한 항변조차 하지 못했다.

외교부가 침묵을 유지하는 사이 BTS의 슈가, 배우 이종혁, 박신혜, 소녀시대 효연 등이 중국 네티즌의 엄청난 악플 공격에도 불구하고 한복을 입은 사진을 올리며 우리 고유의 문화인 한복을 알리고 있다. 자국의 공격은 타당하다는 그 오만함, 그리고 상대의 공격은 늘 편견이라고 깎아내리는 행태가 중국의 위상을 한없이 깎아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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