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목포 유세 민심 싸늘…반대 집회도
"이재명 별로지만 그래도 尹보단 낫다"
민주당에 실망한 민심도 多…"지켜본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3일 오후 전남 목포시 목포역 광장에서 열린 '국민이 키워주신 윤석열, 목포의 눈물을 닦아드리겠습니다'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공동사진취재단)](https://img.etoday.co.kr/pto_db/2022/02/20220223140537_1721500_1200_800.jpg)
"윤석열이 대통령 되면 나라 망한다. TV만 봐도 무서운 사람 같다. 실제로 어떤가 보러 왔다."
23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목포역 집중 유세 현장에서 만난 김 모(64) 씨는 윤 후보를 보러 나온 이유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김 씨는 "토론하는 모습을 봐도 거짓말을 하고 대장동도 저쪽에 있더구먼. 그래놓고 이쪽으로 핑계를 댄다"며 "이재명은 공정하고 멋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윤 후보가 청년 민심을 사로잡아 여기까지 왔지만, 대통령이 되면 청년을 바로 버릴 인물이라며 믿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가 호남 지지율을 20%대로 끌어올렸지만, 호남 민심은 여전히 싸늘했다. 더불어민주당에 실망한 표심이 일부 윤 후보로 향했지만, 아직 믿을 수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유세 현장 역시 다른 지역보다 적은 인원이 나왔고 박수나 함성도 적었다.
전날 익산 유세 현장에서 만난 58세 여성 김 모 씨는 본인을 민주당 지지자라고 설명했다. 김 씨는 윤 후보가 연설하던 중 소리를 지르며 '이재명'을 외쳐 윤 후보 지지자들과 충돌하기도 했다. 윤 후보 지지자인 한 여성은 김 씨를 향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다"며 손가락질을 했다. 이에 김 씨도 가만히 있지 않고 소리를 지르며 실랑이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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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는 윤 후보를 두고 "이재명보다 더 못한다"며 "(윤 후보의) 모든 게 마음에 안 든다"고 했다. 이어 "나는 그저 이재명을 응원한다. 호남은 대부분 그렇다. 호남은 민주당"이라고 부연했다.
민주당을 지지하다가 윤 후보로 돌아선 유권자들도 있었다. 목포에서 만난 김 모(63) 씨는 "이재명과 마누라가 하는 짓이 상식으로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나쁜 짓"이라며 "그거만 봐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평생 민주당을 지지해왔는데 성남FC랑 대장동 그런 거 보면 윤석열이 낫다." 김 씨는 윤 후보가 유세 현장에 등장하자 주변 사람 중 가장 큰 목소리로 환호를 보냈다.
목포 유세 현장 뒤편에 멀찍이 떨어져서 윤 후보의 연설을 기다리던 조성희(50) 씨는 윤 후보를 지지해서 나온 거냐는 물음에 "말하는 걸 한 번 보려고 한다"고 답했다. 조 씨는 "(목포 사람들이) 이재명을 찍을지 윤석열을 찍을지, 이재명이 흠결이 많아서 많이 고민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마땅히 내가 믿고 할 만한 후보가 없다. 우리 후손이나 자녀를 위해 어떤 대통령이 돼야 할까 이런 걸 고민하는 것 같다."
윤 후보를 바라보는 조 씨의 생각은 어떨까. 조 씨는 윤 후보가 "그나마 후보 중 제일 깨끗하지 않나 고민하고 있어서 말을 들어보려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3일 오후 전남 목포시 목포역 광장에서 열린 '국민이 키워주신 윤석열, 목포의 눈물을 닦아드리겠습니다'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공동사진취재단)](https://img.etoday.co.kr/pto_db/2022/02/20220223140649_1721501_1199_800.jpg)
윤 후보를 열렬히 지지하는 유권자들도 있었다. 윤 후보를 보기 위해 충남에서 익산까지 온 지지자 최 모(69) 씨는 "민주당 정부에서 검찰 핍박을 받은 신선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지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복 정치나 이런 걸 하지 말고 신선하게 새로운 정치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 후보의 주요 지지 기반인 20대 남성도 유세 현장에서 만날 수 있었다. 광주에 거주하는 24세 남성 정 모 씨는 윤 후보를 원래부터 지지하진 않았지만, 유세 현장을 지켜보고 표심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재명 후보에 대한 마음도 아직까진 접지 않았다. "이재명이나 윤석열이나 비슷해서 누굴 뽑아야 할지 모르겠다. 남은 기간 더 지켜보고 싶다."
비교적 싸늘한 호남 민심처럼 유세 현장도 다른 지역보다 열띤 분위기가 아니었다. 익산은 100여 명, 목포는 200여 명이 채 안 되는 인원이 몰렸다. 그마저도 다른 지역에서 동원된 지지자들이 대거 투입된 것으로 보였다. 윤 후보의 발언 중간마다 지지자들이 내뱉는 함성이나, 보내는 박수도 적었다. 그래도 윤 후보는 외쳤다.
"저나 국민의힘은 이재명의 민주당보다 김대중 정신에 가깝습니다. 이 민주당은 김대중의 민주당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윤석열이 국민의 정직한 대통령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