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초대형 긴축 예고...도이체방크, 내년 미국 경기침체 전망
중국, 도시 봉쇄 장기화...경제성장 뒷걸음질
우크라 전쟁 여파로 3월 글로벌 무역 2.8% 감소
코로나·인플레·우크라이나 전쟁 등 연이어 터진 악재에 주요국 경제가 동반 추락하고 있다. 이는 세계 경제 핵심축인 미국과 중국이 상대방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해 경제 전반에 균형을 잡아주던 과거 흐름과 다르다.
코로나19 초기, 미국이 마이너스 성장률로 사상 최악의 경제성적을 거둘 때 중국은 ‘나 홀로’ 성장하며 세계 경제를 견인했다. 지난해 중국 경제가 부동산 경기 위축 여파로 곤두박질쳤지만, 미국은 소비가 폭발하며 최고 호황을 누렸다. 이렇게 세계 경제는 미국과 중국, 쌍두마차의 상호보완으로 성장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이들의 ‘공조’가 더는 불가능해 보인다. 코로나발(發) 글로벌 공급망 붕괴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기름을 부으면서 미국은 인플레이션 진압에 비상이 걸렸다. 40년래 최고치로 치솟은 물가지표를 받아든 연준은 이날 공개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과 월 950억 달러(약 116조 원) 양적긴축을 시사했다. 독일 도이체방크는 전날 연준의 초대형 긴축으로 내년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CNN은 월가에서 공매도 세력이 경기침체에 베팅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중국도 사면초가에 빠졌다.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도시 봉쇄에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중국 ‘기술 허브’인 광둥성 선전시와 ‘금융 허브’이자 경제 수도인 상하이를 비롯한 도시 23곳이 봉쇄에 처해졌다. 세계 물동량 1위 상하이항의 봉쇄 장기화로 물류대란은 악화일로다. 3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 미만으로 하락하며 5개월 만에 위축 국면으로 진입, 중국의 경기후퇴 조짐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러시아까지 세계 경제를 수렁에 빠트리고 있다. 독일 키엘세계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월에서 3월까지 한 달 간 글로벌 교역량이 2.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컨테이너선 운항이 급감한 영향이란 분석이다.
러시아 경제 자체도 살얼음판이다. 서방의 대러 제재 여파로 러시아는 디폴트 위기에 내몰렸다. 지난 4일 두 건의 채권 원금과 이자 지급 만기가 도래한 가운데 미국의 규제로 달러 상환에 실패했다. 러시아는 루블로 지급하겠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디폴트로 간주 될 가능성이 커졌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 세계에 엄청난 경제 충격이 이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