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법 사개특위 과제들] ① ‘고발인 이의신청 제외’ 보완 목소리 높다

입력 2022-05-11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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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욱 기자 gusdnr8863@)
(조현욱 기자 gusdnr8863@)

<글 싣는 순서>
① ‘고발인 이의신청 제외’ 보완 목소리
② 수사-기소 검사 분리, 악용 우려
③ 소극적인 국회…대통령령 방안도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를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이 9월부터 시행된다. 법안이 워낙 단기간에 급하게 만들어지고 수차례 바뀐 만큼 손봐야 할 부분도 적지 않다. 법안을 다듬는 등 후속 입법 작업은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에서 진행된다. 법안을 보완할 부분이 상당하지만 시급한 부분을 우선적으로 추려내 하나둘 씩 고쳐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법조계는 일명 검수완박법 법안의 가장 심각한 독소조항으로 ‘고발인 이의신청 제외’ 부분을 꼽았다. 서둘러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기존 형사소송법 245조 7(고소인 등의 이의신청)은 ‘불송치 통지를 받은 사람은 해당 사법경찰관의 소속 관서의 장에게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고 정했다. 그런데 ‘불송치 통지를 받은 사람’에 ‘(고발인은 제외한다)’라는 단서가 뒤늦게 추가된 채 법안이 통과됐다. 고발인의 권리가 침해됐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기존에는 경찰에서 사건을 불송치 결정하더라도 고발인이 이의신청을 하면 검찰 수사로 기소 여부를 판단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법안 처리로 인해 고발인이 경찰 수사 결과에 불복해도 이의신청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지게 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롤에서 본회의 '검수완박' 법안의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에 반대하며 구호를 외치는 가운데 무소속 민형배 의원이 본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국민의힘 의원들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롤에서 본회의 '검수완박' 법안의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에 반대하며 구호를 외치는 가운데 무소속 민형배 의원이 본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문제는 제3자의 고발 이의신청에 제약이 생기며 사회적 약자들에게 그 피해가 돌아갈 것이라는 점이다. 직접 고발이 힘든 장애인이나 소외계층 등에 피해가 발생하면 시민단체나 주변인들이 공익 목적으로 고발을 하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특정 집단의 내부비리 고발이나 공공기관‧부처의 고발도 마찬가지다. 정부 기관이 전속고발한 사건 역시 경찰 수사가 미흡하다 할지라도 이에 불복할 방법이 없어진다.

다만, 기존에 악용 사례가 많았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사회적 약자 등 사건 대응 능력이 없는 분들을 위해 대신 고발해주는 분들도 있지만 반대로 고발 사건이 악용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며 “사건 당사자는 고소할 생각이 없는데 시민단체에서 부추기며 고발을 밥 먹듯 하고 여기에 소속된 변호사들은 고발로 주머니를 채우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이 사건을 ‘불송치기록송부’로 마무리 한다 해도 검사는 이 기록을 볼 수 있고 필요에 따라 재수사 요청을 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고발인의 이의신청 제도가 제한된다고 해서 권리가 완전히 박탈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그럼에도 피해가 더 크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천하람 법무법인 주원 변호사는 “고발인의 이의신청은 남발로 인한 부작용보다 필요성이 더 크기 때문에 보장돼야 한다”며 “식품의약품안처 등 공공기관에서 사건을 경찰에 고발했는데 그 수사 결과가 미흡하다고 판단되면 다시 이의신청을 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런 부분까지 다 법안으로 봉쇄해두면 (경찰의) 잘못된 수사를 바로 잡을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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