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수 금감원 부원장은 27일 해외송금 관련 은행 검사 진행 상황 브리핑을 통해 "영업점에서 외국환거래법이나 특금범을 어느 정도 어겼는지는 상황별로 살펴볼 것"이라며 "법 위반 여부 결과에 따라 엄중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검사 확대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 부원장은 "검사 확대 여부는 일단 자체 점검 후 결정할 것"이라며 "받아보고 나서 검사 확대 여부를 평가해보고, 필요하면 추가 검사를 나가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외화송금 거래 과정에서 증빙서류 미확인 등 업무 소홀 문제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외화송금거래 조사 대상 업체는 22개다. 이들 업체는 주로 귀금속, 여행업 등이었다. 다만, 각 법인 대표가 한사람이거나 송금처가 동일 하는 등 특수관계인 것으로 밝혀졌다. 4조 1000억 원에 달하는 금액 대부분은 홍콩, 일본, 미국, 중국 등으로 흘러 들어갔다.
금감원은 자금세탁법상 위반 여부도 살펴볼 계획이다. 해당 은행 지점 직원들과의 특수 관계 정황을 파헤치겠다는 뜻이다.
이 부원장은 "(은행원과 송금업체 간)특수 관계인 정황이 확인될 경우 자금세탁법상 위법행위에 해당하는데 이 부분의 경우는 검찰이나 금융정보분석원(FIU)을 통해 다방면으로 검사해야 알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금감원은 외환거래법을 위반한 하나은행에 과징금 5000만 원과 정릉지점 업무 일부 4개월 정지 등의 제재를 내린 바 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경우 규모가 큰 상황이라 관련 법을 위반했다면 강력한 제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부원장은 "(해당 은행에 대해)법 위반 사항에 대해 검사가 진행 중"이라며 "검사 결과가 은행 제재에 연관이 있는 만큼 현재로써는 제재 수위를 논하기는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또 은행 시스템적으로 문제는 없었는지 내부통제 문제를 전체적으로 진단해 볼 계획이다. 이 부원장은 "외국환거래법이 모든 이상거래를 다 걸러 낼 수 없는 만큼 위험한 거래를 잘 포착하기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이 잘 작동했는지 살펴보겠다"고 강조했다.
은행 영업점에서 고의로 이 같은 이상 외환거래를 방조 및 공모한 정황이 밝혀질 경우 후폭풍도 예상된다. 배임 등 CEO(최고경영자)와 연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