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가 윤석열 대통령의 ‘어린이집’ 발언 성토장이 됐다.
이날 국감에서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의 어린이집 방문을 ‘보육 참사’로 규정하며 조규홍 복건복지부 장관에게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적절성을 물었다. 이에 조 장관이 “내가 말하기에는 좀”이라며 말끝을 흐리자 서 의원은 “대통령이 이런 기본적인 것조차 몰랐다”며 “보좌하는 복지부는 뭘 했느냐”고 따졌다. 조 장관은 “대통령이 보건복지정책 방향을 잘못한다는 데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복지부가) 더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세종시의 국공립 어린이집을 방문해 교실 벽에 붙은 ‘아나바다(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쓰고, 다시 쓰자) 시장’ 문구를 가리키며 “아나바다가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또 “아주 어린 영유아들은 집에만 있는 줄 알았더니 두 살이 안 된 애들도 여기를 오는구나”라고 말했다. 보육교사가 “6개월차부터 온다”고 답하자 “걔네는 뭐하냐”고 되물었다.
같은 당 남인순 의원은 “9월 윤 대통령이 세종시 국공립 어린이집을 방문했을 때, 복지부에서도 참석했느냐”고 물었다. 조 장관이 “그렇다”고 답하자 남 의원은 윤 대통령의 현장 발언들을 거론하며 “두 살이 안 되는 아이들은 집에만 있느냐”고 물었다. 남 의원은 “애들 발달 단계도 모르는데 무슨 정책이 필요한지 어떻게 아느냐”고 지적했고, 조 장관은 “내가 알고 있기로는 대통령은 가정 양육의 중요성을 게 아닌가, 그렇게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신현영 민주당 의원은 조 장관의 답변에 대해 “일하는 엄마, 아빠들은 가정 양육의 중요성을 몰라서 어린이집에 보낸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조 장관이 “0세 같은 경우는 (보육시설) 이용률이 4%에 불과하니까 가정 양육이 중심이 되는 것 아니냐는 취지”라고 설명하자 신 의원은 “다시 한번 사실관계를 확인하라”고 말했다.
김원이 의원은 윤 대통령의 어린이집 방문 전 복지부가 대통령실에 행사 개요와 내용, 메시지를 보고한 점을 지적하며 “그 보고서를 대통령실에서 대통령에 한 줬을까”라고 물었다. 조 장관이 “최종적으로 어떤 자료가 보고됐는지는 알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언쟁이 이어지자 복지위 여당 간사인 강기원 국민의힘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대통령이 0세부터 2세까지 보육하고 있는 것도 모르느냐, 아나바다를 아느냐, 모르느냐. 이렇게 지엽적으로, 침소봉대하고 있다”며 “왜 대통령의 발언을, 복지부와 관련이 없는 이야기를 참사 이야기를 하느냐”고 말했다.
이에 야당은 반발했다. 김원이 의원은 “강기윤 간사의 발언은 명백하게 선을 넘었다”며 “동료 위원이 복지부를 상대로 질의한 내용에 대해서 왜 품평을 하느냐”고 따졌다. 강 의원이 항의하자 김 의원은 “가만히 있으라”고 말했고, 강 의원은 “너나 가만히 있으라”고 받아쳤다. 강 의원의 ‘너나’ 발언에 야당 의원들이 단체로 반발했고, 결국 오전 국감은 정회됐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조 장관의 복지부 장관 임명일이다. 조 장관은 임명 첫날부터 윤 대통령의 발언을 해명하느라 진땀을 뺐다.
한편, 이날 국감에선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 먹통 문제도 다뤄졌다. 초기에는 시스템 오류로, 오류가 바로잡힌 뒤에는 신규 급여 생성 지연으로 일부 수급자에 대한 아동수당·기초연금 등 지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조 장관은 “10월 급여 지급은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이월분에 대한) 소급 적용은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손해배상도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