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기에도 불구하고 변동금리 대출이 많은 이유로 장단기금리차 확대가 꼽혔다. 이같은 상황에서 당장 돈을 빌리는 차주 입장에서는 현재의 금리수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변동금리 대출자들의 채무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커버드본드(이중상환청구권부 채권)와 주택저당증권(MBS) 활성화 등을 꼽았다.
25일 한국은행 시장총괄팀 추명삼 과장 등이 발표한 ‘BOK 이슈노트, 최근 가계 주담대의 변동금리 결정요인 분석’ 자료에 따르면 수요측면에서 장단기금리차가 확대돼 고정과 변동금리간 격차가 벌어질수록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늘고 있는 것도 고정금리가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에 영향받는 장기금리 변동을 반영해 변동금리보다 빠르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4월과 올 5월 주택금융공사가 조사한 설문조사와도 일치한다. 당시 주금공이 고정금리 선호가구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고정·변동금리차가 50bp(1bp=0.01%포인트) 확대될 경우 변동금리를 선호한다고 답한 응답비중은 2020년 43.5%에서 2021년 51.2%로 증가했다.
또, 주택가격 상승률이 높을수록, 이자부담 변화에 덜 민감한 고소득층 보단 중·저소득층에서 변동금리를 선호했다.
실제, 전세자금을 제외한 주담대 신규취급액 기준 변동금리 비중은 2020년초부터 상승해 올 8월 45.7%로 예년 평균(2017~2021년 월평균 38.9%)을 상회하고 있는 중이다.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된 2021년 하반기 이후에도 월평균 50%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통상 1년만기를 전후로 한 정기예금을 선호하는 분위기상 은행 수신만기가 길어질 요인도 없다. 그나마, 금융당국의 고정금리 의무비율(연도말 기준) 정도만 2015년 35%에서 올해 52.5%까지 높아져왔다.
향후 변동금리 주담대 비중 변화는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에 따른 장단기금리차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봤다. 다만, 주금공의 안심전환대출 공급, 주택가격 하락세 등은 축소요인으로 꼽혔다.
변동금리 비중을 줄이기 위해서는 정책금융 공급시 금리변동에 취약한 저소득·저신용 등 취약계층에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장기적으로는 커버드본드와 MBS 발행 등 장기자금 조달수단 확충 노력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다만, 2014년초 커버드본드법 제정과 콜러블 옵션 부재로 장기 고정금리 대출시장이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한은 시장총괄팀 황영웅 차장과 추 과장은 “금융관행과 제도적 여건이 적절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은행채 발행 금리가 커버드본드나 MBS와 차이가 나지 않는 상황에서 유동화라는 복잡한 절차를 거치면서 발행할 유인이 적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분석은 2013년 7월부터 2022년 7월까지 18개 국내은행의 월별 변동금리 주담대 비중을 대상으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