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돌입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출산' 명칭도 뗀다

입력 2022-11-27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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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폭 넓히는 나경원, 일각선 '당권행보' 시각도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25일 국회에서 김진표 국회의장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사진제공=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25일 국회에서 김진표 국회의장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사진제공=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인구정책 컨트롤타워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2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2일 국무회의에서 ‘저출산·고령사회 기본법’ 시행령이 개정됨에 따라 운영위원회 정원이 40명에서 20명으로 대폭 축소된다. 운영위원 대다수(32명)가 민간위원이고 정부위원은 당연직인 점을 고려할 때, 축소되는 운영위원은 대부분 전문가 등 민간위원이다. 또 본위원 중 민간위원 1명은 운영위원회 상임위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이는 삼중 구조로 이뤄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비효율을 개선하려는 조치다. 분과위원회(103명)에서 논의된 사항은 운영위원회에서 심의되며, 여기에서 확정된 안건이 본위원회(25명)에 상정돼 의결된다. 각각의 위원회는 단절적으로 운영돼 논의의 흐름이 이어지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다만, 운영위 축소로 인구정책이 ‘관’ 중심으로 흘러갈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전문가들을 자문단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지만, 자문의 구속력을 담보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

여기에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위원회 명칭에서 ‘저출산’을 빼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나 부위원장은 25일 김진표 국회의장과 만나 “위원회의 명칭을 인구정책 컨트롤타워인 위원회의 위상과 새 정부의 달라진 정책 방향에 맞춰 인구문제 전반을 아우르는 가칭 ‘인구미래전략위원회’로 바꿀 필요가 있다”며 ”국회에서 힘을 실어달라“고 요청했다.

‘저출산’이란 용어가 출산을 강요한다는 지적을 반영한 조치다. 문제는 위원회의 정체성이다. 윤석열 정부는 핵심 인구정책 중 하나로 이민청 설립을 추진 중이다. 출산율을 회복해 인구위기에 대응하는 게 아니라, 외국인력 도입 확대로 경제활동인구 감소를 막는다는 방향이다. 정책 결과로 외국인이 내국인 일자리를 대체하고, 전반적인 근로조건이 하향 평준화하면 추가적인 출산율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그야말로 ‘양날의 검’인 셈이다.

나 부위원장 취임 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보폭도 눈에 띄게 넓어졌다. 이달부턴 주간 보도계획을 배포하기 시작했고, 이에 맞춰 나 부위원장의 외부활동과 언론 인터뷰도 늘었다. 일각에선 나 부위원장의 이 같은 행보가 당권 도전을 위한 행보로 비치고 있다. 나 부위원장은 현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뿐 아니라 외교부 기후환경대사를 겸하고 있다. 당권주자 정리를 위한 ‘나경원 묶어두기’란 관측도 나온다.

나 부위원장은 여전히 당권 도전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는 24일 국민의힘 중심 공부모임인 ‘혁신24 새로운 미래’ 조찬 세미나에 참석해 “하나(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를 줘도 당대표 안 나간다고 안 해서 두 개(기후환경대사)를 준다는 말이 있다”며 “그게 아니라 사실은 두 개를 같이 하라고 했는데 (임명장을) 뒤에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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