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인수합병(M&A)은 사모퍼드( PEF) 동향이 중요합니다. 정작 M&A 주요 주체여야할 대기업들이 아직은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
회계법인, 로펌 등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M&A 시장 전망이다. 특히 사모펀드(PE) 바이아웃과 회생M&A가 활발 할 것으로 봤다.
대기업은 전략적투자자(SI)로서 사업영역 확장 혹은 기존 사업영역 강화 등 ‘필요’에 의해 M&A에 나서는 주체로서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플레이어다. 그러나 대기업들은 꼭 필요한 사업이 아니라면 선뜻 투자를 꺼리는 상황이다.
우선 정경수 삼일PwC M&A센터장은 “최근 한국시장 내에서 M&A의 중심은 PE”라면서 포문을 열었다. 정 센터장은 “대형 블라인드 펀드 위주로 드라이파우더도 많이 쌓여있는 편이라 주목할만하다”고 말했다.
이규대 삼일PwC BTS센터장도 “PE에 지속적으로 돈이 들어오고 있기 때문에 이는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투자자로, 시장 상황과 상관없이 여전히 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곽현주 딜로이트안진 그룹장은 “중소형 PE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반면 대형 PE들은 드라이파우더가 남아있는 상황으로 적절한 밸류의 매물이라면 언제든지 뛰어들 준비가 됐다”고 했다.
또 송준걸 딜로이트안진 그룹장도 “드라이 파운더가 많이 남은 국내 대규모 PE들은 올해 글로벌 경기침체에 영향을 덜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근희 EY한영 상무는 “지난해 경기침체 우려로 상당수의 PE가 위축되면서 인수금융 자체가 막혀버렸다”면서도 “그 와중에 중대형 PE들은 블라인드 펀드 조성에 박차를 가했고, 특히 상위 5~6개 PE들은 각각 1조 원 이상씩 자금을 조달했다”고 전했다.
조장균 삼정KPMG 상무는 “과거대비 자금조달이 쉽지 않은 중소형 PE보다는 블라인드 펀드 여력이 풍부한 대형 PE들을 중심으로 매물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거시경제 환경 악화로 기업들은 포트폴리오 최적화를 위해 기업 분할, 사업부 매각, 비핵심 자산 매각 등에 적극 나서는 한편 지속가능성·자동화·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신규 투자 역시 동시에 진행할 것으로 전망됐다.
박성원 삼정KPMG 전무는 “코로나19 팬데믹에 어려웠던 기업들이 정부 지원을 받으면서 구조조정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면서 “올해는 그런 기업들이 하나둘씩 시장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봤다.
송준걸 그룹장도 “사전적 구조조정을 통해 비핵심 사업을 매각하고, 매각 대금으로 핵심사업에 집중하는 식의 중견·중소기업들의 거래들이 활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근희 상무는 “정부 당국의 금융 만기 연장 등 인위적 요소로 정상적으로 구조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아 이 부분이 정상화되면 기저효과로 구조조정성 M&A가 큰 폭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경수 센터장도 “풍부한 유동성과 정책적 이유로 구조조정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했다”면서 “올해부턴 어려운 기업들이 회생절차에 들어가거나 그룹 차원에서 성장성이 떨어지는 사업 포트폴리오는 자발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