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구인난이 다소 해소된 모습이다. 4개분기 연속 상승했던 인력 미충원율은 올해 1분기 하락 전환됐다. 채용이 늘었다기보단 구인이 줄면서 발생한 상황이다.
고용노동부는 29일 발표한 ‘2023년 상반기 직종별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에서 올해 1분기 종사자 1인 이상 사업체의 미충원인원이 16만5000명으로 전년 동기(이하 동일)보다 1만2000명 감소했다고 밝혔다. 미충원률은 12.0%로 1.5%포인트(p) 하락했다. 미충원인원은 사업체에서 적극적으로 구인활동을 했음에도 채용하지 못한 인원으로, 구인인원에서 채용인원을 뺀 값이다. 미충원율은 구인인원 대비 미충원인원을 백분율로 표기한 값이다.
상용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에선 2021년 1분기 이후 4개분기 연속 미충원인원이 늘고 미충원율이 올랐으나, 올해 1분기 모두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다만, 미충원인원 감소에는 채용인원 증가보단 구인인원 증가세 둔화가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상용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에서 채용인원 증가 폭은 2021년 3분기 19만4000명에서 지난해 1분기 14만7000명, 3분기 3만 명, 올해 1분기 3만4000명으로 둔화했다. 이런 상황에도 미충원인원이 준 건 같은 기간 구인인원 증가 폭이 23만9000명에서 20만 명, 7만1000명, 3만1000명으로 급감해서다. 1인 이상 사업체로 범위를 넓혀도 구인인원 둔화세가 가파르다.
1분기 산업별 구인·채용인원은 숙박·음식점업,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 운수·창고업 등을 중심으로 늘었다. 구인·채용인원 증가 산업의 상당수는 저임금 서비스업이다. 반면, 제조업과 건설업, 정보통신업은 구인인원과 채용인원이 모두 줄었다. 직종별로는 음식 서비스업과 사회복지·종교직, 교육직, 운전·운송직, 영업·판매직 등에서 증가하고, 제조 단순직과 정보통신 연구개발·공학기술직, 경영·행정·사무직, 건설·채굴직 등은 감소했다.
향후 경기 개선 등으로 구인인원이 늘면 미충원인원은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조사대상 사업체들은 미충원 사유로 ‘임금수준 등 근로조건이 구직자의 기대와 맞지 않기 때문(27.2%)’, ‘사업체에서 요구하는 경력을 갖춘 지원자가 없기 때문(17.8%)’ 등을 꼽았다. 직능수준이 높을수록 ‘사업체에서 요구하는 경력 또는 학력‧자격을 갖춘 지원자가 없기 때문’이라는 비율이 높았고, 직능수준이 낮을수록 ‘구직자가 기피하는 직종이기 때문’, ‘임금수준 등 근로조건이 구직자의 기대와 맞지 않기 때문’이라는 비율이 높았다.
4월 1일 기준 부족인원은 56만3000명으로 8만1000명(12.6%) 감소했다. 2~3분기 채용 계획인원도 56만4000명으로 9만 명(13.8%) 줄었다. 정향숙 고용부 노동시장조사과장은 “채용 계획인원이 감소한 산업들을 보면, 제조업은 그간 외국인력 증가와 반도체 경기 부진, 미충원인원 감소가 맞물려 있다”며 “숙박·음식점업은 작년에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기저가 작용해 부족인원과 채용 계획인원이 감소한 모습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업체들은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채용비용 증액 또는 구인방법의 다양화(58.9%)’, ‘임금 인상 등 근로조건 개선(35.6%)’ 순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