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건전재정을 거듭 강조하면서 정부가 내년도 예산 총지출 증가율을 3~4%대로 낮출 가능성이 커졌다. 지출 예산 규모가 660조 원대가 될 것이란 얘기다.
20조 원대 수준의 강력한 지출 구조조정 흐름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기획재정부와 연합뉴스에 따르면 정부 안팎에서는 내년 예산안이 이런 틀로 짜여질 것이란 시각이 높다.
지난달 28일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선거에서 지더라도 나라를 위해 건전재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는 올해 세수 부족 우려 속에 건전재정 원칙에 따라 지출 증가율을 낮추는 정공법을 쓰겠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수입이 줄어든 만큼 지출도 통제해 미래 세대에 부담을 전가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내년 총선을 의식해 세수 펑크 상황을 그대로 둔 채 현금을 뿌리지 않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를 고려할 때 정부가 내년 총지출 예산 증가율을 3~4%대로 하향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 총지출은 638조7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5.1% 늘었다. 내년 지출 증가율이 3~4%대가 되면 지출 규모는 660조 원대가 된다.
지출 증가율 3~4%대는 2016년 2.9%이나 2017년 3.6% 이후 7~8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문재인 정부가 편성한 2018~2022년 예산안 상 총지출 증가율이 7~9%대이다. 이보다 크게 낮고, 올해보다도 축소된 3~4%대 증가율로 총지출을 편성한다면 윤석열 정부의 건전재정에 대한 상당한 의지 표명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기조에서 평년 10조~12조 원 안팎인 지출 구조조정 규모는 내년도 예산 편성 시 20조 원대가 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재정전략회의에서 "예산을 얼마나 많이 합리화하고 줄였는지에 따라 각 부처의 혁신 마인드가 평가될 것"이라면서 "우리가 나라를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제일 중요한 게 재정이므로 꼭 필요한 부분에만 돈을 쓸 수 있도록 장관들이 예산을 꼼꼼하게 잘 봐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지난해 정부는 올해 예산을 편성하면서 24조 원대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평년의 두배 수준에 달하는 지출 구조조정을 진행한 것이다. 윤 대통령의 발언을 볼 때 올해도 20조 원대 지출 구조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기재부는 각 부처가 제출한 내년 예산안을 다시 제출할 것을 요구한 상태다. 국익과 국민 삶에 보탬이 되는 사업을 제외하고 과감한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는 의지도 전달했다.